“WEA 지도자들, 시간 흐를수록 다원주의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예장 합동 WEA 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

▲(오른쪽부터) 문병호·양진영·서창원·김호욱 박사. ⓒ이대웅 기자
▲(오른쪽부터) 문병호·양진영·서창원·김호욱 박사. ⓒ이대웅 기자

2025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이 3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예장 합동 총회회관 로비에서 개최됐다.

연합회장 맹연환 목사는 “총회 안에서도 WE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WEA는 WCC를 능가하는 단체”라며 “사실 우리 총회는 아직 WEA 교류를 허락하지 않고 있는데,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제가 여러 차례 중단을 부탁드렸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맹연환 목사는 “우리 총회는 한국교회를 이끌 가장 마지막 보수신학의 보루다. 작은 불씨 하나가 일파만파 문제로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며 “오늘 학자 분들을 통해 WEA의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은 △WEA 찬반 공청회 개최 △163개 봄노회에서 서울총회 반대 헌의안 상정 등을 촉구했다. 이후 학자들이 WEA의 신학적 문제점과 서울총회 개최 반대 이유를 발표했다.

WEA 신복음주의 신학과 에큐메니칼 활동 비판

문병호 교수(총신대)는 ‘WEA 신복음주의 신학과 에큐메니칼 활동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2025년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세계복음주의연맹) 서울 총회가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 주도로 10월 개최될 예정인데, 이는 즉시 철회돼야 한다”며 “WEA는 복음화를 명분으로 복음을 변질시키는 신복음주의자들의 단체로, 예장 합동측은 WEA 가입은 물론 교류나 협력을 거론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WEA 모든 활동 중심에는 WEA 신학위원회가 있다. WEA는 WCC와 신학적 일치 도상에 있는 로마가톨릭을 거부하기는커녕, 합리화하는 데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늘날 WEA는 로마가톨릭 교구에 WEA의 완전한 회원권을 주는 것을 ‘원리적으로(in principle)’ 생각할 수 있다고 보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런 발상은 WEA 신복음주의자들과 로마가톨릭 사이에 ‘내적 영적-신학적 일치(the internal spiritual-theological unity)’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WEA는 WCC와 함께 에큐메니칼 신학과 활동을 추구하고 있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WEA는 WCC와 맞서기보다 WCC를 지지하는 편에 섰다. WCC가 궁할 때마다 WEA가 나서서 중간자 역할을 해 왔다. 2013년 WCC 10차 부산총회가 그 단적인 예”라며 “WEA 지도부는 ‘WEA와 회원 교회들은 WCC 회원 교회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WCC 헌장에 동의하는 데 아무런 문제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취지가 공론화된 곳이 WEA와 WCC, 로마가톨릭과 오순절주의자들과 네 축(pillars)을 이룬 곳이 GCF”라고 설명했다.

문병호 교수는 “WEA는 ‘복음’이 결여된 ‘복음화’를 꾀하여 ‘복음주의적 가톨릭주의’를 도모하고 있다”며 “WEA는 ‘복음화’ 대신 ‘인류화’, ‘교회 일치’ 대신 ‘인류의 일치’를 거론하고 있다. 이는 WCC 에큐메니칼 신학과 로마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 회의 이후 탈복음화와 포용주의 및 다원주의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WEA 신복음주의의 포용성·혼합성·다원성은 ‘신자유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죽산 박형룡은 WEA(NAE)를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의 단체이자 ‘신이단’인 신복음주의를 적극 선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예장 합동 제44회 총회는 1959년 11월 승동교회에서 WCC 영구 탈퇴를 결의한 후 ‘NAE 회원은 총회와 직접 관계가 없으나 총회를 어지럽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평이 있으니 교직자(목사·전도사)는 탈퇴’를 가결했다. 그리고 총회 원칙과 정책을 결정하면서 이를 재차 명령했다”고 했다.

그는 “WEA는 비성경적·반교리적 중립주의와 절충주의를 갈수록 더 강화하고 있다. WEA의 지도자들 면면과 활동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노골적으로 자유주의·포용주의·혼합주의·다원주의의 길에 깊이 들어서 있다”며 “어찌 로마가톨릭과 교리적 일치를 추구하면서, 종교개혁 이전으로 돌아가자고 외칠 수 있는가? 어찌 성경의 영감이니 무오니 무류니 선언하면서, 성경의 유일한 권위를 부정하고 로마가톨릭과 다름없이 전통의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교단 신학과 양립할 수 없고 총회 결의에도 위반되는 2025년 WEA 서울 총회는 즉시 철회돼야 한다”며 “역사적 개혁신학을 견지하며 성경적 신학과 신앙을 견실하게 보수하는 정통 입장에 서 있는 우리는 WEA 신복음주의 신학이나 역사관을 철저히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맹연환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맹연환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WEA와 사탄의 이간질

‘WEA와 사탄의 이간질’을 제목으로 양진영 교수(광신대)는 “WEA는 성경의 ‘무오성’이 아닌 ‘무류성(불오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로마가톨릭 제1차 바티칸 회의의 산물로, 근본적으로 ‘성경론’에 문제가 있다”며 “WEA가 말하는 신앙고백 진실성은 행위에서 증거를 보여야 하나, 진리와 행위 간의 심각한 간극을 볼 때 올바른 성경적 신학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양진영 교수는 “WEA는 복음 자체보다 ‘복음화’라는 핑계 속에 ‘상황화’에 몰두하고, 지나친 연합 강조와 그 실상으로 교회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WEA의 다양한 교파와의 연합과 연구는 진정한 교회의 통일성과 관련이 없고, 결과적으로 ‘문화적 포용주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다. ‘대타협’은 진정한 연합이 아니고, 교회를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할 수 없다”고 했다.

양 교수는 “WEA의 ‘가시적 기관 확장’ 개념은 교회의 보편성에 관한 것도 아니다. WEA는 로잔과 같이 ‘총체적 선교 개념’을 근거로 타문화권 침투를 통한 선교 개념을 말하나, ‘총체적’이란 복음보다 인간화에 우선을 둔다”며 “그런 점에서 WEA가 추구하는 선교 방향성은 진정한 선교와 거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WEA가 이슬람과 ‘전도의 합법성’에 대해 합의한 것(2021년 7월 22일)은 WEA가 진정한 복음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며 “복음은 오직 예수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끝으로 “WEA는 이처럼 신학적·교회적·선교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음에도, 교단을 초월해 개교회 중심으로 추구하는 WEA 서울총회는 극심한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복음주의라는 이름으로 연합을 추구하는 WEA는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사단 이간질의 도구”라고 했다.

개혁신학 관점에서 본 WEA의 문제점

서창원 박사(총신대 은퇴)는 ‘개혁신학 관점에서 본 WEA의 문제점과 우려’라는 제목으로 “WEA의 주요 활동은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복음 중심 신학보다 사회참여 중심의 실천에 편향돼 있다. 특히 선교위원회는 복음 전파보다 문화 수용과 사회통합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2021년부터 사무총장을 맡았던 토마스 슈마허(Thomas Schirrmacher)는 WEA 활동 방향을 사실상 비복음적 NGO 성격으로 전환시켰다”고 분석했다.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서 박사는 “WEA 부사무총장 사무엘 치앙(Samuel Chiang)은 무슬림 단체와 협력활동을 통해 ‘최고의 친구’ 관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는데, 종교 간 협력을 통한 평화 추구라는 명분은 결국 복음의 배타적 진리를 흐리게 만들 것”이라며 “국제위원장 굿윌 샤나(Goodwill Shana)의 행보는 더욱 심각하다. 그는 ‘건강과 번영 신학’을 강조하며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그의 아내는 자신을 ‘사도’로 자처하며 공동 목회를 하고 있는데, 이는 신사도 운동의 대표적 특징”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WEA 서울총회는 개혁주의 신학과 실천에 정면 배치되고, 한국교회를 대표할 정당한 절차 없이 일부 교회 주도로 추진되는 점에서도 정당성이 부족하다. 이는 한국교회 신학적 정체성과 영적 권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교회가 전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나서는 일은 복음을 위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결론내렸다.

창설 과정과 신앙고백서 결정 역사 및 행보로 평가한 WEA 문제점

끝으로 ‘창설 과정과 신앙고백서 결정 역사 및 행보로 평가한 WEA 문제점’을 발표한 김호욱 교수(광신대)는 “WEA 성경관은 개혁주의(보수 복음주의) 성경관과 다르다. WEA의 전신인 WEF는 1910년 성경 무류(infallible)라는 용어를 채택하고, ‘성경무오’는 인위적 교리라고 강력히 반대했다”며 WEA 창설과 신앙고백서 형성 역사 및 실천 관점에서 비판에 나섰다.

김호욱 교수는 “WEA는 주장과 다르게 종교다원주의의 길을 가고 있다. WCC·로마가톨릭과 GCF를 구성하고, 안식교가 회원이 되자 그들의 신학을 허용했다”며 “WEA는 ‘젠더 관점으로 빈곤 문제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거대 기독교 연합기구 중 LGBTQ와 종교다원주의에 반대를 표명하는 단체는 WEA가 유일하다’는 주장과 모순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합동 총회는 WEA 교류 관련 제104회 총회결의 유지 헌의에서 ‘WEA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결의를 유보하고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것을 권고하기로 가결’했다. 그런데 2024년 11월 15일 오정현 목사는 ‘2025 WEA 서울총회 개최를 위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를 출범시켰다”며 “조직위는 지난 3월 11일 서울총회 사무국 개소 감사예배에서 ‘WEA 서울총회는 한국교회와 사랑의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라는 문구를 게재하고 서울총회 비전 및 사명선언에서 ‘순수복음의 확고한 정립’을 표명했다. 그런데 ‘무슬림-가톨릭-개신교 간 협력’을 주장한 사무엘 치앙을 부사무총장으로 승격시켜 축사를 맡겼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처럼 말과 행동이 다른 WEA의 행보를 볼 때, 로마가톨릭·무슬림과의 밀착 행보는 WEA 신학이 종교혼합주의 및 종교다원주의 신학임을 보여주는 일례”라며 “합동 총회가 한국 NAE를 조직했다가 그들의 실상을 확인한 후 탈퇴했던 것처럼, WEA와 교류 단절을 결의하든지, 최소한 유보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사랑의교회는 총회 결정에 순복해 서울총회 개최를 중단해, 총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원인을 소멸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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