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 우리 약점 극복하게 하는 ‘사역의 지름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365일 다음 세대 심방’ 이세종 목사 (2)

▲이세종 목사가 그간 촬영했던 심방 ‘인증샷’들을 모아 놓은 사진.

▲이세종 목사가 그간 촬영했던 심방 ‘인증샷’들을 모아 놓은 사진.

“열 번의 단체 공지보다 한 번의 개인 카톡이 더 효과적이다.
열 번의 문자보다 한 번의 전화가 더 효과적이다.
열 번의 전화보다 한 번의 심방이 더 효과적이다.”

‘365일 심방하는 목사’ 이세종 목사의 지론이다. 저자가 시무했던 울산교회 고등부는 심방을 통해 ‘영적 부흥’이 일어났고, 이는 양적 부흥으로 이어졌다. 부임 당시인 2018년 주일예배 평균 출석 인원은 70명이었으나, 5년 만인 2023년 110-120명으로 증가했다. 교회학교 자체가 사라지는 시대임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숫자다.

숫자만 부흥한 것이 아니다. 심방을 통해 담당 교역자와 교사, 학생들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고, 학생들은 교역자와 교사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일대일에서 여러 명으로 영역을 넓혀 심방하면, ‘끼리끼리 문화’도 사라지고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는 ‘가족 공동체’로 성장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믿지 않는 친구들을 교회로 데려오고 싶어질 것이다. 양적 부흥이 뒤따르는 이유다.

이제 교회학교 사역자에 이어 북울산교회(예장 고신) 담임목사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는 이세종 목사의 전편에 이은 심방 이야기.

SNS, 콘텐츠처럼 보여선 안 돼
게으르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로
교역자 심방 전담, 교사들 의존
교사와 체계적 역할 분담 필요
각종 행사, 기존 아이들 헬퍼로
교사-다른 반 아이들 교제 기회

-SNS는 한 번 쓰면 영원히 ‘박제’되는데, 스스로 조심하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노하우 또는 경험담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려 한다면, 반드시 청소년들 본인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교역자나 교사의 심방이 단순한 ‘콘텐츠’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과 충분한 신뢰가 형성된 이후에만 사진을 업로드합니다.

SNS에 심방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저 자신에게 주는 ‘심방의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때로는 심방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 학생과의 만남을 사진으로 올리면, 고등부 재적 140명 중 139명의 학생이 그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목사님은 나도 만나주실까?’ 그렇게 한 명 한 명의 기대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140명 중 130명을 만났다 해도, SNS를 통해 아직 심방받지 못한 학생들은 여전히 기다릴 것입니다. ‘왜 목사님은 아직도 나를 만나지 않으시지?’ 그렇게 저는 게을러질 수 없게 됩니다. 결국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은 제게 다음과 같은 무언의 약속을 의미합니다: ‘내가 이 학생을 만났듯, 너희 한 사람 한 사람도 반드시 만나러 갈게.’ 이러한 약속이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그래서 제게 있어 사진 업로드는 단순한 SNS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심방을 이어가게 하는 ‘게으르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가 됩니다.”

▲여학생들과 식사하면서 대화하는 이세종 목사.

▲여학생들과 식사하면서 대화하는 이세종 목사.

-책에도 나와 있지만, 교사들과의 조율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교사들을 거치지 않고 사역자와만 소통할 수 있는데요.

“고등부 사역을 하며, 반을 맡고 계신 선생님들이 계심에도 전체 학생들을 직접 심방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교역자가 하지 않은 것을 선생님들에게 부탁드리지 말자. 먼저 본을 보이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선생님들이 이 모습을 보고 도전을 받으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과정 속에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교역자가 모든 심방을 감당하면, 선생님들이 교역자에게 심방을 의존하게 되는 점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역의 건강한 분담이 조금씩 깨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때부터 선생님들과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담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가정과 일터에서 각자 바쁜 삶을 살고 계시기에, 평일 심방은 교역자인 제가 감당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선생님들께는 주말을 활용해 반 아이들과 분기별(적어도 상·하반기 한 번씩)로 ‘야유회(아우팅)’를 하시도록 권면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인증샷을 교사 단톡방에 공유하도록 요청드려, 선한 부담감과 동역의 에너지가 흐르도록 만들었습니다.

또 고등부 모든 행사는 임원 교사와 임원 학생들, 그리고 찬양팀만 준비하지 않습니다. 기존 지체들 가운데 풍선을 하나라도 불거나, 무언가를 함께 준비하는 학생들을 ‘헬퍼’로 세웠습니다. 헬퍼의 수는 15-25명 정도였고, 저는 주말에 그들을 따로 모아 교제하는 자리를 만들어, 선생님들도 함께하시도록 초청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응원과 칭찬이 오가며, 학생들과 선생님들 사이에 따뜻한 연합이 이루어졌습니다.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이러한 시간들을 매우 기쁘게 여기셨습니다. 평소에는 각자 반 아이들만 돌보느라 다른 학생들과 교제할 기회가 없었는데, 행사 준비 과정이나 제자훈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반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연합의 장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교역자의 역할은 선생님들이 반 아이들과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분기별 심방과 사역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세우는 것입니다. 더불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 준비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거룩한 역할 분담’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역의 핵심입니다.”

▲이세종 목사가 학생 집앞으로 찾아간 모습.

▲이세종 목사가 학생 집앞으로 찾아간 모습.

심방하면 개인 생활 없어진다?
오히려 심방으로 회복과 재충전
가장 가치 있는 일 자신 드리면
마음과 몸 하나님께서 책임지셔
처음부터 직접적 복음 안 전해
아이들 내적 고민 듣는 데 집중

-매일 심방을 하시면 개인 생활이 거의 없어질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의 육적·영적 재충전을 어떻게 챙기셨는지요.

“고등부 사역을 할 때 저는 매일 밤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심방을 하고 퇴근하곤 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입니다. 꼭 늦은 시간까지 심방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청소년들의 삶 속 깊이 들어가 그들의 고민과 아픔, 즐거움에 함께하는 목사가 되고 싶었기에, 그 시간들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을 평일마다 만나려면 스터디 카페, 독서실, 학원, 때로는 집 앞까지 직접 찾아가야 했습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제 개인적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시간 속에서 회복과 재충전을 경험했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점차 부서의 주인공이 되어가고, 그 안에서 자리를 잡고 정착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게는 무엇보다 큰 기쁨이자 영적·육적 재충전이 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쉼의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만 정의하지 않습니다.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을 드릴 때, 하나님께서 그 마음과 몸도 책임져 주신다는 것을 경험해 왔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맞고 권장해야 하지만, 귀한 복음을 읍소하듯 전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균형을 맞추셨는지, 넘지 않는 '선'이 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말씀처럼 때로는 복음을 너무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 늘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심방할 때 처음부터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오늘날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갈등, 친구 관계 등 삶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역자나 교사로서 복음과 신학적 해답을 제시하는 ‘답변자’로 서기보다, 먼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뢰가 쌓이고, 학생들이 진지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할 때 비로소 성경 말씀 안에서 조심스럽게 권면하며 복음을 전합니다.

결국 균형의 핵심은,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다가가는 자세, 그들의 언어와 감정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놓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이세종 목사의 강의 모습.

▲이세종 목사의 강의 모습.

작은 배려, 공동체와 연결 이뤄
소외된 학생 없는 고등부 목표로
끼리끼리 넘어 모두가 어울리는
확장된 공동체 꿈꾸며 사역 진행
홈스쿨링, 신앙적 깊어질 기회
사회성, 제도적 부분 고민할 점

-기존 아이들도 자주 챙겨야 한다는 말씀과 ‘끼리끼리 문화’에 대한 내용에도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개인적 경험이 있으셨던 건가요.

“5년간 사역했던 울산교회 고등부는 제게 두 번째 모교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까지 살다가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울산으로 이사해 고1 때부터 울산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신학대에 진학했다가 세 번째 사역지로 다시 울산교회 고등부에 부임했습니다.

울산으로 이사왔던 당시, 고등부에서 새가족으로 적응하기 어려워 외로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선생님께서 겨울행사 중창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고, 중창단에서 만난 친구가 저를 따뜻하게 챙겨준 덕분에 기존 지체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습니다. 외로웠던 기억과 함께, 누군가의 작은 배려로 공동체에 연결될 수 있었던 따뜻한 기억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울산교회 고등부를 맡아 처음 설교단에 섰을 때, 제 눈에는 곧바로 과거의 저처럼 어색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새친구들이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한 명이라도 소외된 학생이 없는 고등부’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품었고, ‘끼리끼리 문화’를 넘어 모든 아이들이 어울릴 수 있는 확장된 공동체를 꿈꾸며 사역해 왔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홈스쿨링이라는 과정을 거치셨는데, 신앙과 관련해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홈스쿨링을 경험했는데, 신앙적 측면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루 세 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할 수 있었고, 말씀 묵상에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주말(토요일·주일)에는 공부를 쉬고 교회 봉사와 섬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덕분에, 예배와 교회 사역에 깊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학교나 학원을 다니지 않다 보니, 또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거나 소통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학생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이나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경험, 학교생활 속에서 겪는 시험 준비나 경쟁 속의 긴장감 같은 요소들이 없었기 때문에, 현재 제 위치나 단계를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 진학을 준비할 경우, 일부 학교를 제외하면 내신이 반영되지 않는 시스템이기에 진학 과정에서 여러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홈스쿨링은 분명 신앙적으로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였지만, 사회성이나 제도적 부분에서는 고민할 점도 많았습니다. 자녀의 홈스쿨링을 계획하시는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위 부분을 보완해 진행하신다면, 많은 장점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카페에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이세종 목사.

▲카페에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이세종 목사.

중고등부 사역자, 담임목사의
지지와 진심 어린 응원 원해
최대한 역량 발휘 환경 조성을
담임 되면 담당 교역자에 위임
대신 교사 세미나를 정기 개최
전 교회 마음 모으게 독려·소통

-이제 담임이 되시는데, 중고등부 사역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교회의 지원은 어떤 것일까요. 담임목회자가 중고등부 사역자들을 어떻게 대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담임이 되신 후의 중고등부 사역도 궁금합니다.

“중고등부 사역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교회의 지원은 단순히 재정 후원이 아니라, 담임목사의 적극적 지지와 진심 어린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더 많은 심방비나 예산 지원이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교회들은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책정된 금액 이상을 넓히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부교역자가 자신의 달란트와 사역 스타일에 따라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담임목회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시절, 담임목사님들께서 늘 제가 시도하는 ‘찾아가는 사역’을 응원해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청소년 사역자들마다 성격과 강점이 다를 것입니다. 어떤 분은 학생들과의 친근한 교제에 강점이 있고, 어떤 분은 제자훈련이나 상담이, 또 어떤 분은 교사 교육이나 행사 기획이 뛰어날 수 있습니다.

담임목회자는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사역자가 어떤 연간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또 행사나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기대 효과를 갖고 있는지를 명확히 공유받은 후, 그 사역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성도 동원, 행정 지원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담임목사가 된 후에는 중고등부 사역을 전적으로 담당 교역자에게 위임할 계획입니다. 대신 담임목회자로서 교사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어 교사들이 열정과 헌신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돕고, 전 교회가 다음 세대 사역에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하고 소통할 계획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부교역자와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 ‘혼자가 아니다’는 마음을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SNS 등 디지털 공간 활용하나
사역 중심은 직접 만남과 대화
심방, 영혼 공동체 중심 이끄는
가장 실제적·강력한 길 확신해
두려워 말자, 거절은 영적 스펙
20번째 전화한 아이 다시 회복

-끝으로 중고등부 사역자들을 향한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중고등부 교역자, 선생님 여러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심방은 우리의 약점을 극복하게 하는 사역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SNS, 이른바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디지털 공간도 활용하며 사역하고 있는 목사입니다.

그러나 제 사역의 중심은 언제나 아날로그, 즉 직접 만나고 대화하는 사역에 있습니다. 직접 학생을 만나 눈을 마주치고, 삶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울고 웃고 기도하며, 그 영혼을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 그 시작점이 바로 ‘심방’이었습니다.

▲365일 심방하는 목사(이세종 | 생명의말씀사 | 224쪽 | 15,000원).

▲365일 심방하는 목사(이세종 | 생명의말씀사 | 224쪽 | 15,000원).

수많은 심방의 경험을 통해 저는 분명히 확신합니다. 심방은 한 영혼을 공동체의 중심으로 이끄는 가장 실제적이고 강력한 길이라는 것을요. 심방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가진 약점과 무경험을 넘어서게 됩니다. 닫혀 있던 학생의 마음이 열리고, 진심이 통하며, 무엇보다 ‘추억’이 쌓입니다.

그리고 ‘추억’은 곧 스토리가 됩니다. 스토리가 쌓인 교역자와 교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에게 잊히지 않는 사람, 곁에 있는 사람, 믿고 기대는 사람이 됩니다. 스토리가 있는 사역자에게는 누구도 쉽게 경쟁할 수 없습니다.

심방을 하다 보면, 당연히 거절도 경험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말합니다. ‘이세종 목사님은 심방을 잘하시잖아요. 익숙하셔서 어렵지 않으시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날, 6개월 이상 고등부에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화를 돌렸습니다. 총 20명 중 1번부터 19번까지 한 명도 제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때 솔직히 마음속으로는 ‘오늘은 그냥 여기까지인가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20번까지는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학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 20번째 학생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참을 대화했습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괜찮은지… 그리고 그 학생이 조심스럽게 제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등부를 그만두려 했어요. 그런데 마음을 바꾸고 다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요. 근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냥 가기도 어색하고 망설이고 있었는데… 마침 목사님이 전화 주셨어요. 저, 내일부터 다시 고등부 나갈게요.’

그 다음 주, 그 학생은 정말로 예배에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예배를 빠지지 않고, 고등부를 졸업하였습니다. 한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은 바로 ‘심방’이라는 작은 순종에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역자, 선생님 여러분,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열 번 연락해서 아무 응답이 없더라도, 한 번 거절당한 것처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20번 연락해서 아무 소식이 없더라도, 두 번 거절당한 것처럼 생각해 보십시오.

거절은 때때로 우리 사역의 스펙이 됩니다. 거절은 결국, 은혜의 순간을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그 끝에는 반드시 주님이 예비하신 영혼의 회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방을 통해, 여러분의 사역에도 그런 은혜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심방은 우리의 약점을 극복하게 하는 사역의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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