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한림원 제7차 학술대회
한국교회 선교 역사, 140주년 이상
토마스, 칼 귀츨라프 선교사 기억을
암울한 시기 여명의 빛으로 떠올라
새로운 삶의 의미와 희망 가져다줘
근대 사회 진입에 큰 역할 잘 감당
지금도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 제7차 학술대회가 4일 오후 안양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에서 ‘선교 140주년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개회사를 전한 원장 정상운 명예총장(성결대)은 “한국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고 있지만, 한국 선교가 140년 전 시작된 것은 아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도착하기 1년 전, 맥클레이와 알렌 선교사가 입국해 조심스럽게 선교활동을 시작했다”며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초기 역사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알렌 선교사 이전에도 개신교 선교사들이 한반도에 들어와 복음을 전했다”고 운을 뗐다.
정상운 원장은 “한국교회 역사를 북미와 장로교·감리교 중심에서 벗어나 전체적 통사로 바라본다면, 1866년 영국 런던선교회 파송 토머스 선교사가 제너럴 서면 호 통역관으로 승선해 대동강에 올라오다 순교했다”며 “앞선 1832년에는 루터교 목사 칼 귀츨라프 선교사도 황해도를 거쳐 고대도에 정박해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는 등 한 달 가량 선교활동을 펼쳤다”고 소개했다.
정 원장은 “이들의 섬김과 희생이 모여 미국과 수교가 이뤄져, 1885년 언더우드·아펜젤러 선교사가 들어와 선교가 본격 시작됐다”며 “아시아 동쪽 끝 은둔의 조그만 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는 무엇일까? 세계 역사를 보면 2세기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렇게 큰 부흥과 성장을 경험한 나라도 찾기 어렵다. 암울한 시기 이 땅의 기독교는 여명으로 떠올라 새로운 삶의 의미와 희망을 가져다준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독교는 우리나라가 근대 사회로 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했다. 교육과 의료를 비롯해 사상과 도덕을 진흥시키고 여성의 지위를 고양시켰다”며 “이 외에도 3.1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신사참배에 반대하는 등 개화와 독립, 건국과 국가 발전 등에 일익을 담당했다. 지금도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와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축사를 전한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최대해 총장(대신대)은 “세상 사람들은 시시한 것으로 화내고 나뉘지만, 우리는 하나님 진리의 말씀을 굳게 믿기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린다”며 “오늘 주옥 같은 논문을 준비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은혜와진리교회 당회장님과 모든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린다. 한림원은 멈추지 않고 반듯하고 떳떳하게 더 열심히 연구하고 기도하고 눈물 뿌리며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기독교 선교와 대한민국 형성
중국 중심→ 서구 중심 세계질서 진입
중국·일본·러시아 주변 3국 지배 대신
직접 지배 욕망 없는 미국 질서 편입
한반도, 중화질서 회기 중국 위협 직면
답은 한미동맹 강화, 그 중심에 기독교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승구 석좌교수(합동신대)를 좌장으로 박명수 명예교수(서울신대)가 ‘한국 기독교 선교와 대한민국 형성’, 이은선 명예교수(안양대)가 ‘선교 140주년과 한국교회 교육 분야의 역할’, 이억주 박사(전 칼빈대 교수)가 ‘한국교회와 언론과의 관계’를 각각 발표했으며, 박응규 명예교수(아신대)가 종합논평했다.
박명수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는 중국 중심 중화질서에서 서구 중심 세계질서로 변화하는 과정이었다. 과거 한반도는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불교·유교 문명을 수용하며 발전했고, 중화문명과 한자 중심이었다”며 “그러나 개항 이후 기독교와 깊은 관계를 가진 세계문명 일원으로 편입됐고, 그 언어는 한글이 아니라 영어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는 어떻게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3국의 침략 혹은 지배에서 벗어나 근대 민족국가를 형성해 가는가 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오랫동안 자신의 영향 아래 있던 한반도를 잃지 않으려 했고, 일본은 한반도를 기반으로 대륙으로 나아가고자 했으며, 러시아는 한반도를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려 했다”며 “한반도가 이런 주변 3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근대 민주국가가 되기 위해선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를 독점 지배하려는 욕망을 갖지 않았고, 냉전 시대 자유세계의 최전선으로 여기고 미국 군사질서에 속하게 했다”며 “미국은 서구 기독교 문명의 총화로서 세계 최강국이자 문명국으로, 개항 이후 오랫동안 기독교 선교를 중심으로 한국과 관계를 형성해 왔기에 종교의 자유, 개인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평등, 노동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런 요소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됐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해방 후 혼란한 상황과 6.25의 치열한 전쟁 속에서 자유민주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측면에서 대한민국 건국에 미친 기독교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며 “미국은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기독교’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갖고 발전해 왔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이런 미국적 가치를 가장 잘 공유할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박명수 교수는 “현재 한반도는 문명사적으로 동북아 질서를 중화질서로 회귀시키려는 중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약 100년 전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하려던 것과 같다”며 “한국은 당시 미국과 연대해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자주 독립국가가 됐다.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동북아를 중화질서로 회귀시키려는 세력과 맞서 자유민주 세계와 연대해 한반도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그 답은 한미동맹 강화이고, 그 중심에 기독교가 존재한다”고 정리했다.
선교 140주년과 한국교회 교육 분야 역할
초등학교, 1910년까지 900곳 세워
중등·고등 교육도 20-30% 차지해
해방 후 고위 공직자 20-30%, 당연
기독교 교육, 인재 육성 중요 역할
기독교 가치관 이끌 인재 육성해야
이어 이은선 박사는 “지난 140년간 기독교가 한국 교육에 미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했다. 언더우드·아펜젤러가 들어온 후 서양 근대교육이 포함된 초등학교 교육이 시행돼 1910년까지 900곳이 세워졌다”며 “전통 교육과 서양 근대교육이 이뤄졌고, 1905년 이후 애국계몽운동 성격도 강해졌다. 여기서 교육받은 인재들은 이승만·안창호·김규식 등 1세대 기독교 지식인들로 근대적 발전의 주춧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선 박사는 “일제강점기 중등교육을 받은 지식인들 중 기독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 20-30%였다. 고등교육도 연희전문, 세브란스, 숭실전문, 이화여전 등 20-30%를 담당했다”며 “해방 후 제헌의회뿐 아니라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 기독교인이 20-30%를 차지한 것은 특혜가 아니라 기독교 교육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를 교육받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건국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해방 후 1980년대까지 기독교 종합대학들과 함께, 기독교 각 교단 신학교들이 인재를 육성했다. 특히 1990년대에는 신학교들이 종합대학으로 인가받아 일반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다”며 “지난 140년간 한국 역사에서 기독교가 담당한 교육적 역할은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국가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가장 빠르게 응답하며 시대를 선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학계가 일제강점기 해외 무장독립 운동은 중요시하고, 교육을 통한 실력양성 운동은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나 해방 후 건국에 필요한 인재들을 육성한 점에서, 일제강점기 기독교 교육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해방 후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고급 인력 육성을 위해 대학 확장이 필요할 때, 기독교는 다시 대학 설립에 가장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그리하여 사회 발전에 필요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지도자들을 육성해 한국 사회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로 발전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끝으로 “최근 사학법이 개정되고 반기독교적 무기가 형성되며, 학생들 숫자가 줄면서 참된 기독교 교육을 시행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00년대부터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세워지고 있다”며 “우리는 더욱 신앙으로 무장해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기독교 세계관으로 양육돼 한국 사회를 기독교 가치관과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이끌 인재들을 육성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교회와 언론과의 관계
언론, 복음 사역에 심각한 장애 초래
2000년대 이후 노조가 언론 장악해
왜곡·편향된 뉴스 시청 비기독교인들
그만큼 교회에 부정적 시각 갖게 돼
문제 보도, 결집된 모습 강력 대응을
끝으로 이억주 박사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교회와 언론의 관계를 살펴볼 때, 일반적·보편적 영역에서 복음에 긍정적 역할보다 그 반대 결과를 가져왔다”며 “의도적이든 불식간이든, 언론이 복음의 일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언론회가 시작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억주 박사는 “2000년대 들어 언론들에서 좌편향, 역사 왜곡·편향 프로그램들이 쏟아졌다. 언론노조가 가장 지독한 MBC가 한국교회를 공격하고 나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 우리나라 언론노조 조합원 수는 1만 5-6천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 언론을 좌우하는 것은 언론 사주나 간부가 아니라 노조에 가입된 기자들”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2017년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정치적 공정성에서는 27%, 정부 지도자에 대한 뉴스에서는 26%, 뉴스 정확성에서 36%에 그쳤다”며 “언론이 어떤 보도를 하더라도,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독교인보다 비기독교인이 최소 4배 많은데, 대부분 그들은 이런 부정적이고 왜곡된 뉴스를 믿을 것이고 그만큼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긍정적 뉴스는 쉽게 잊거나 염두에 두지 않아도, 부정적 뉴스는 잘 기억한다. 교회가 잘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뉴스거리’로 본다. 또 기독교 안티 활동을 직업적으로 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교회는 언론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언론이 교회를 바라보는 인식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교회가 언론의 역기능만 문제 삼기보다, 언론이 사회를 위한 선한 목적을 갖는 데 교회가 함께하도록 언론과 친밀할 필요도 분명하다”며 “교회도 언론 자원을 길러내 언론계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을 때 결집된 모습으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선 1부 개회예배에서는 황덕형 총장(서울신대) 사회로 김선배 전 총장(침신대)의 기도, 서정숙 명예교수(강릉영동대)의 성경봉독, 임성택 전 총장(강서대)의 설교, 김승환 교수(명지대)의 특별찬양 등이 진행됐다.
‘성경적 복음신앙 확산을 위해’ 이승구 석좌교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를 위해’ 하주헌 교수(경희대), ‘한국교회를 위해’ 목창균 전 총장(서울신대), ‘은혜와진리교회를 위해’ 이동주 전 교수(아신대), ‘한국기독교한림원을 위해’ 길원평 석좌교수(한동대) 등이 대표기도했으며, 이사장 조용목 목사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