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장공비로 1968년 우리나라에 침투했다가 붙잡혀 귀순한 뒤 목사 안수를 받았던 김신조 씨가 4월 9일 새벽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김신조 씨는 1942년 6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순천으로 이주했으며, 만 5세에 평양으로 이주해 성장하다 만 19세에 조선인민군 지상군으로 복무 중 공작원이 됐다.
1968년 1월 21일 밤 북한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공작원(124부대) 31명이 침투해 북악산을 넘어 청와대를 습격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서울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했다. 침투조 중 하나였던 그는 다른 공작원들이 사살당하던 중 검문을 피하기 위해 독립가옥에 숨어 무기와 장비를 모두 묻어두고 자폭용 수류탄 한 발만 들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1월 22일 새벽 2시 25분 제30사단 92연대가 인왕산 하단 세검정 계곡에 있던 독립가옥에서 김신조를 발견해 교전이 벌어졌다. 군에서 “나오면 살려주겠다”고 회유해, 그는 수류탄을 든 채로 투항했다.
생포된 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내부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의 모가지 따러 왔수다”라고 말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2년간 조사를 받다 1970년 풀려나 대한민국으로 전향했고, 결혼 후 자영업을 하다 1996년 목사가 됐다. 그가 안수받은 곳은 영등포 서울성락교회다. 이후 안보 강연을 주로 했고, TV에 간간이 출연했다.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 교원예움 서서울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