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교회 정관’ 주제 포럼
은퇴, 사역 끝 아닌 새 시작
교회, 정관 제정해 대비해야
더 단단한 연합 이루는 계기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 4월 포럼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모범적인 교회정관 만들기’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교회) 사회로 열린 포럼에서는 강의에 앞서 AI인공지능위원장 강신승 목사(AG지구촌교회)가 ‘산불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와 이재민 회복을 위해’, 사회적공공성강화위원장 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가 ‘탄핵 정국 갈등 해소와 대국민 통합을 위해’라는 제목으로 특별기도했다.
대표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는 인사말에서 “오늘 강연해 주실 두 목사님은 교회를 조기 사임하시고 더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계신다. 이는 은퇴가 사역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귀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황덕영 목사는 “선배 목회자들의 헌신에 감사드리고, 우리도 언젠가 직면할 목회자 은퇴와 정관 문제를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혁명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도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유연한 정관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정관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더 단단한 연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기도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후 이건영 목사(인천제2교회 원로)가 ‘<어떻게> 만드는 것보다 <왜 필요한가>를 먼저 물어야’,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이사장)가 ‘교회 정관 만들기: 거룩한빛광성교회 사례를 중심으로’를 각각 강의했다.
요즘 교회, 관계보다 일 우선
공동체에서 ‘조직체’로 전락
정관으로 오해·갈등 줄여야
線 지키는 것 善하다는 진리
점점 잃고, 다름 잘못 정죄해
큰 아픔→ 작은 아픔 만들 비법
부동산과 동산, 인사뿐 아니라
비품 교체·시기·방법까지 지정
‘모범적 교회정관’이 필요한 첫째 이유로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예수님의 공생애처럼 일보다 관계를 우선하고, 늦더라도 같이 가는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건영 목사는 “한국 초대교회 및 부흥 시기와 달리 지금 한국교회는 관계보다 일과 자신의 뜻이 우선됐고, 그 결과 때로는 자기의 주장이 관철되기까지 홀로 단식투쟁하듯 고집스럽게 행동하는 교인들이 많아졌다”며 “그 결과 과거에는 교회가 공동체였는데, 지금은 조직체가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성장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입은 큰 상처들이 아직 치유되지 못해, 언행 속에 부정적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며 “이렇게 서로 비난을 계속하면 서로 비명 지를 일만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에, 제대로 된 정관을 통해 오해와 비난, 아픔과 갈등을 줄이는 것은 최고의 방법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예방책은 될 것”이라고 했다.
둘째로는 “한국교회와 교인들이 ‘선을 지키는 것이 선한 것이라는 진리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생활도 서로의 직분과 처지, 성경과 양심 앞에서 선을 지켜야 피차 선한 결과를 맛보게 될 텐데, 권위주의를 배격하려다 성경과 양심이 인정하는 권위까지 무시하여 교회에서 선을 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그 결과 다름을 ‘잘못’으로 쉽게 정죄하는 언행이 교회와 성도들 간에 널리 퍼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무리들이 칭찬과 존귀, 영광을 돌릴 때마다 철저히 선을 지키셨다. 오직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리신 것”이라며 “그 최종 증표는 바로 십자가다.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시며 대속의 죽임을 당하신 결과, 부활과 승천이라는 최고의 선을 이루셨다”고 강조했다.
이건영 목사는 “그러므로 교회 정관 혹은 규칙들을 여전히 우리의 하나 됨을 위해 중보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뜻을 이뤄드리는 귀한 사역”이라며 “큰 아픔을 작은 아픔으로, 작은 아픔을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비법이 될 것이다. 물론 교회는 효율보다 옳음을 택해야 한다는 항변도 있겠지만, 옳음에 의한 다툼 때문에 하나 됨이 파괴된다면 그것은 옳음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 목사는 “교회 부동산과 동산, 인사 문제뿐 아니라 각종 비품 교체와 구입 시기,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놓는 것은, ‘할 수 있거든 너희끼리 화목하라’는 말씀을 이뤄드리는 첩경이 될 것”이라며 “또한 기분이 태도가 되는 교인들을 제어하는 귀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상처 입은 교회 혹은 교인들이 왜 없겠는가”라며 “그러나 교회 정관과 규칙은 도리어 ‘상처 입은 치료자’가 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관 취지
① 목사의 교회관 중요
② 평신도 중심 교회 의지
③ 계급주의 심각성 인식
④ 수평적 조직, 참여 확대
⑤ 재정 투명성·건강성 확보
⑥ 임기제로 민주화 구조를
정성진 목사는 시무했던 거룩한빛광성교회 정관을 직접 보여주면서 취지를 소개했다. 1997년 1월 교회 개척 후 정 목사는 1999년 1월 정관 준비 자료 수집에 착수, 총 6장 50조로 구성된 정관을 마련해 2000년 6월 제직회와 공동의회를 통과시켰다.
정관은 교회 3대 목표를 ①섬기는 교회 ②인재를 양성하는 교회 ③상식이 통하는 교회로 제시했다. 5대 비전은 ①지역사회 문화중심 ②고양·파주 성시본부 ③한국교회 개혁모델 ④북한선교 전초기지 ⑤세계선교 중심센터 등이다.
담임(위임)목사 정년을 65세가 되는 해의 11월 30일로 하고, 매 6년마다 재신임하며, 원로목사를 두지 않는다. 시무장로도 정년 65세에 6년 단임제, 원로 제도가 없다. 목사와 장로의 친족(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 포함)은 전담목사 및 부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
또 담임목사 청빙과 장로 선출, 규약 개정은 투표 인원의 3분의 2 찬성, 그 외 담임목사 위임 및 재신임 등은 과반수 찬성 의결로 정했다. 교회 재정의 50% 이상을 대외 사역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여성 시무장로가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정성진 목사는 정관 주요 취지를 다음 6가지로 열거했다. ①정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사의 교회관이 중요하다 ②평신도 중심 교회를 만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③교회 계급주의의 심각한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 ④교회를 수평적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참여 확대를 꾀해야 한다 ⑤건강한 교회를 위해 재정 투명성과 건강성을 확보해야 한다 ⑥목사·장로 임기제를 통해 교회의 권위적 구조를 민주화해야 한다.
이후 정책위원장 조희완 목사(월드미션교회), 실행위원 양인순 목사(안중온누리교회), 중앙위원 이요한 목사(수원순복음교회)가 논찬을 전했고, 포럼은 정책자문위원 이성철 장로(C채널방송)의 식사기도로 마무리됐다.
총평에서 이사장 이상대 목사는 “중요한 것은 기준이다. 정관을 만들고자 하는 교회가 있다면,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저희 교회도 7년 전 정관을 만들었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