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뉴턴교회 재헌당식
존 로스 선교사 기념교회로
재탄생, 박준수 목사 취임해
존 로스 묘지도 교회로 이장
中에서 한글 성경 최초 번역
존 로스 선교사가 소속됐던 역사 270년 이상의 영국 스코틀랜드 장로교 교회가 한국 선교사들에 의해 재건돼, ‘존 로스 선교사 기념교회’로 새출발한다.
지난 4월 2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 장로교 본산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뉴턴교회 존 로스 기념교회(Newton Presbyterian Church John Ross Memorial)에서 재헌당식(Rededication) 및 박준수 목사 취임식(Induction)이, 스코틀랜드교회 로시안앤보더스노회(노회장 로나 소우터 목사)와 예장 통합 총회 부산남노회(노회장 김오룡 목사) 주최로 진행됐다.
1부 헌당식에서는 로시안앤보더스노회장 소우터(Lorna Souter) 목사 사회로 노회 서기 노르만 스미스(Norman Smith) 목사가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무엇인가(히브리서 10:19-25)’란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스코틀랜드 교회 에딘버러 앤웨스트로시안노회 노회장 알렉산더 포르시스(Alexander Forsyth) 목사가 재헌당 선언, 에든버러대학교 뉴컬리지 알리슨 잭(Alison Jack) 교장이 감사기도를 각각 맡았다.
2부 박준수 목사 취임식에서는 김오룡 노회장 사회로 김영란 권사(동래중앙교회)의 설립경과 보고, 부산남노회 세계선교부장 황형찬 목사의 목회자 서약 질문 후 김오룡 노회장이 임직 기도 및 박준수 목사의 임직을 선포했다.
3부 양해각서 체결식에서는 소우터 노회장 사회로 뉴턴교회가 스코틀랜드교회 로시안앤보더스노회 준회원으로 승인되는 서명식이 이뤄졌다. 이는 장로교 본산지 스코틀랜드교회에서 인정받은 최초의 일이며, 로시안앤보더스노회는 부산남노회와 선교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스코틀랜드교회로부터 뉴턴교회 인수를 완료, 앤드류 던(Andrew Don) 목사가 이윤우 장로에게 열쇠를 전달했다. 열쇠를 전달받은 박준수 목사는 복사된 교회 키를 앤드류 목사에게 돌려주며, 언제든 교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후 감사패 전달식에서는 김항재 이사장(동래중앙교회 UK)이 교회 설립에 기여한 하마트 칼리드(Hamaad Khalid) 변호사, 앤드류 던, 에일리에 블랙우드(Eilie Blackwood) 등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존 로스 직계 후손 감사패 수여
이와 함께 ‘제1회 존 로스 기념상’을 존 로스 선교사 직계 후손인 마가렛 로스(Margaret Ross)에게 수여했다. 그녀는 “존 로스 선교사에 의해 첫 한글 성경이 번역돼 한국에 복음이 전파됐는데, 이제 장로교 본산지인 에든버러 뉴턴교회가 한국인 목사에 의해 재건되는 열매를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소우터 노회장은 “재헌당 감사헌금은 모두 존 로스 장학금 기금 형성을 위해 전액 에든버러대학교 신학부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든버러대학교 신학부 제레미 카레트(Jeremy Carrette) 학장은 “대학과 교회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더욱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스코틀랜드교회 총회 세계선교위원회 총무 이안 알렉산더(Ian Alexander) 목사는 “존 로스 서거 110주년에 스코틀랜드교회와 부산남노회가 협력해 뉴턴교회를 예배 장소로 지속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며 “박준수 목사가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일들을 잘 감당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격려사했다.
이 외에 영국 찰스 국왕 성직자장을 맡고 있는 퍼거슨 목사, 박준수 목사가 부목사로 사역을 했던 세인트마이클교회 원로목사이자 엘리자베스 여왕의 전 채플린 이안 패터슨 목사, 에버딘대학교 폴 니모·브라이언 스탠리 교수, 에딘버러대학교 마이클 노스코트 교수, 알파 인터내셔널 대표 마일즈 툴민 목사, 예장 통합 채영남·박종순 증경총회장, 실천신대 노영상 총장, 장신대 김운용 총장, 곽선희·김동호·최일도 목사, 김선태 원장, 정지훈·정대훈·조성일·조의환·정의식·안주훈·백종선·이승현 목사, 김승호 교수 등이 축사를 보냈다.
에든버러대에 존 로스 장학금
다음 날인 3일 박준수 목사는 에든버러대학교 신학부 카레트 학장을 찾아, 존 로스 장학금을 대학에 만들 것을 제안하며 전날 헌당 감사헌금 전액을 전달했다. 카레트 학장은 박 목사의 뜻에 감사를 표했다.
박 목사와 방문자들을 위해 사이먼 버튼(Simon Burton), 알레스 쵸(Alex Chow) 교수는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사와 세계기독교 연구 현황 등에 대해 특강했다. 또 1910년 에든버러선교회 대회가 열렸던 스코틀랜드교회 총회 홀과 존 로스 선교사의 편지가 보관된 도서관을 직접 안내했고, 채플 후 환영만찬을 제공했다.
부산남노회 임원 방문단은 스코틀랜드교회 총회본부의 초대로 샤우 파터슨(Shaw J. Paterson) 총회장과 이안 알렉산더 총무를 예방하고, 스코틀랜드교회 재건과 세계 선교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했다. 선물 교환식, 감사장 전달 후에는 파터슨 총회장의 제안으로 총회본부 채플실에서 함께 기도회를 하기도 했다.
파터슨 총회장은 “뉴턴교회 재건은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라며 헌당 및 취임축하 선물로 박준수 목사에게 네 가지 스코틀랜드교회 신학이 함축된 넥타이와 열쇠고리를 증정했다.
이들은 또 존 로스가 선교 사역을 마치고 스코틀랜드로 귀향해 1911-1915년 장로로 섬긴 뉴잉톤 트리니티 교회를 방문해 스코틀랜드교회 에든버러앤웨스트로디안노회 노회장 알렉산더 포르시스 목사를 만났다. 그는 이 교회에서 존 로스 사역을 조명하며, 그가 예배 때 사용했던 성경을 부산남노회에 기증했다. 또 포르시스 목사의 안내에 따라 존 로스의 생가를 방문했다.
또 스코틀랜드 최고 명문사립학교로 1628년 설립된 죠지 헤리오트 학교(George Heriot’s School)를 방문해 학교 설립 과정과 운영을 안내받고, 상호 협력 하에 스코틀랜드와 한국 인재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부산남노회 임원들은 박준수 목사가 에든버러대학교 박사과정 때 부목사로 재직했던 린리스고우 세인트마이클교회 리암 제롤드 프레이저(Liam Jerrold Fraser) 목사와도 만났다.
존 로스 직계 후손들과 만찬
박준수 목사는 존 로스 선교사 직계 후손 대표들과 만나 환영 만찬을 갖고, 에든버러 한 공동묘지에 방치된 존 로스 선교사의 무덤을 뉴턴교회로 이장하고, 교회 안에 존 로스 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합의하며 서명식을 갖기도 했다. 일체의 비용은 코이노니아선교회(이사장 김항재)가 부담한다.
선교사 직계 후손들은 존 로스 선교사의 묘지 이장과 박물관 설립 등에 감사를 전하고, 스코틀랜드와 호주에 흩어진 직계 후손들이 박 목사의 목회 사역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뉴턴교회는 Newton Church Road, Danderahll, EH22 1SR, Scotland에 위치하고 있다.
한글성경을 최초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1842-1915)는 에든버러대학교와 글라스고대학교에서 수학하고, 스코틀랜드 장로교 선교사로 1872년 만주로 파송됐다.
존 로스 선교사는 한국에서 온 무역상 이응찬·김진기·서상륜·백홍준 등과 함께 성경을 번역, 1882년 완성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중국에 있던 영국성서공회를 통해 3천 부씩 출판해 만주와 한국에 배포했다. 신약성경 전권은 1887년 완역했고, 1910년 스코틀랜드로 귀향 후에도 소천받은 1915년까지 한국 선교를 위한 모금 활동을 지속했다.
박준수 선교사는 “존 로스 선교사가 번역한 첫 한글 성경은 하나님의 은혜가 조선 민족에게 접근한 구체적이고 육화된 언어 수단이었고, 이는 특히 조선 땅에 하나님의 도성을 세우기 위한 기초 작업”이라며 “그의 성경 번역은 하나님의 도성이 조선 땅에 착륙한 순간이라는 점에서, 한국교회 초석을 놓은 한국교회의 시조”라고 의의를 밝혔다.
박준수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Th.B., M.Div.)를 수석 졸업하고 에든버러대학교 신학부에서 4년 만에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박사과정 중 800년 전통의 린리스고우 세인트마이클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고, 박사 학위 후 런던에서 영국개혁교회 소속 두 교회를 담임하며 교회를 크게 성장시켰다.
케임브리지 웨스트민스터컬리지에서 기독교윤리학을 가르쳤고, 영국왕립학술원(FRSA, 2020)과 영국왕립아세아학회(FRAS, 2017)에 선출됐으며, 예장 통합 동래중앙교회 파송 선교사다.
저서로는 『Confucian Questions to Augustine』 외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가족으로는 신보라 사모와 세 자녀(다니엘, 디모데, 에스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