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4월 월례 발표회 열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4월 11일 오전 서울 강동구 은혜광성교회(담임 박재신 목사)에서 ‘한국선교 140주년에 돌아보는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1부 기도회에서는 이민기 목사(쉼터교회) 사회로 박재신 목사가 ‘다시 선교로(디모데후서 2:1-2)!’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재신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시고, 이 복음을 제자들이 온 땅에 선포하기 시작했다. 베드로를 비롯해 바울과 바나바가 서쪽으로 가서 복음을 전했고, 서쪽으로 간 복음이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그리고 140년 전 우리나라까지 왔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다양한 교파의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 나라가 됐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섭리”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 구원의 은혜를 우리는 어떻게 갚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바로 이 복음을 안 믿는 자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저는 이를 ‘복음의 내리사랑’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과 믿음의 아들 디모데를 통해 이를 배울 수 있다. 날마다 그 은혜를 기억하고 되새기면, 그 은혜는 더욱 더 우리 마음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어느 순간 한국교회는 주님께서 넘치도록 부어주신 은혜를 망각하고 말았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주님의 은혜는 다 잊고 ‘우리가 잘해서 이렇게 부흥했다’고 착각하게 된다”며 “이 같은 착각과 자만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도 바울처럼 ‘나는 죄인 중 괴수’라는 고백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죄인임을 고백하는 자에게 은혜가 임했던 것처럼, 이 시대 교회 위에도 동일하게 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을 받았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복음만을 전해주신 그분들의 헌신을 통해 복음을 받았기에, 이제 다시 이 복음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한다. 다시 선교로 나아가야 한다”며 “은혜로 복음을 받은 우리는 다시 이 복음을 세상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신 목사는 “한국교회는 서쪽에서 받은 구원의 복음을, 이 땅을 종착점으로 삼지 않고 다시 서쪽인 중국과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인도와 서아시아까지 증거하고 있다”며 “이것이 선교 140주년을 맞는 우리가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말씀이다. 이제 다시 선교로 눈을 들어, 거저 받은 은혜를 거저 주는 축복의 민족이 되어, 명실상부한 구원의 민족으로 하나님 칭찬이 가득 임하시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신학적 자기정립 분명히 하면서
자신학화 및 신학의 글로벌화
균형 있게, 통합적으로 추진을
이후 발표회에서는 한정국 선교사(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 사회로 문상철 원장(카리스교차문화학연구원)이 ‘건강한 세계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신학화’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문상철 원장은 “점차 더 복잡해지는 글로벌 현실 속에서의 선교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는 신학적 자기정립을 분명히 하면서 자신학화(Self-Theologizing)를 더욱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상황화(contextualization)에 대한 이해의 기반 위에서 신학의 글로벌화(Globalization of Theology)를 균형 있게, 통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원장은 “신학화(Theologizing)는 기본적으로 계시의 말씀에 의존하지만, 그렇다 해서 문화적 진공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을 이해하는 데도 기록된 시대의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지금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들의 문화적 상황도 세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신학의 상황화(Contextualization) 과제는 복음의 본질에 대한 확고한 신념 위에, 문화적 통찰력을 발휘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을 받아들인 자생 교회는 이런 상황화의 토대 위에서 신학함에 있어 자주적 역할이 요청되기에, 자신학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신학적 정립을 하는 자신학화 토대 위에, 자생 교회는 신학의 글로벌화를 요청받는다. 문화의 경계를 넘어 신학적 논의와 교류가 더욱 절실한 상황으로, 글로벌 시대에 다양한 문화적 역학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신학화 과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교지에서 자생 교회들스스로의 신학적 정립을 위해 선교사들이 동기를 부여하고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선교사들은 신학적 통찰력과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며 “한국 선교는 활동 위주 경향이 있지만, 집중 노력을 기울여 현지 교회 신학화를 도와야 한다. 선교지에서 ‘한국적 교회’를 세울 것이 아니라, 현지 문화에 적합하고 그 이슈들을 적절히 다룰 교회를 가꾸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문상철 원장은 “신학화는 지역 고유 상황을 고려해 성육신적으로 진행될 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으로 보편화될 필요가 있다. 신학화는 지역적 적실성(local relevance)와 함께, 글로벌한 보편성(global catholicity)을 갖춰야 온전한 모습을 이루기 때문”이라며 “구체성(particularity)과 보편성(universality)을 함께 구축해 가는 신학화의 노력은 글로벌 시대에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고 제언했다.
상황화와 글로벌화 5가지 균형
1. 신학화, 사역 활동과 숙고 통합
2. 서구적 신학과 다수 세계 통합
3. 개척선교와 일반선교의 통합
4. 기성 세대와 다음 세대 통합
5. 전통적-혁신적 선교 방법 통합
끝으로 상황화와 글로벌화의 균형과 신학적 통합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5대 영역을 제시했다. 먼저 “신학화 노력은 기본적으로 사역 활동과 숙고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경력 많은 사역자들은 경험을 통합해 신학화 노력을 해야 한다. 선교지 현지인 사역자들의 신학교육 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선교사들은 연구와 저술 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둘째로 “글로벌 시대에 신학화 노력은 서구적 신학과 다수 세계(the Majority World) 신학의 전통을 통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 배움과 함께 적극적 교류와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복음주의자들과 선교사들은 글로벌 논의의 장에서도 단순한 수용이나 배척이 아니라, 진지한 논의와 제안으로 참여하자”고 권면했다.
셋째로 “글로컬 선교를 위한 신학화는 개척선교(Frontier Missions)와 일반선교(Regular Missions)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신학화·전략화에 나서야 한다”며 “글로벌화로 인구 이동이 많아져 다수 미전도 종족민들이 글로벌 대도시에 살게 된 상황을 인정하고, 디아스포라 선교학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모든 선교지에서 개척정신을 갖고 창의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로 “글로컬 선교 상황은 기성 세대와 새로운 세대에 대한 접근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신학화를 필요로 한다. 새로운 세대의 타당성 구조(plausibility structure)와 선호 매체를 이해하고, 통합적 신학화와 이에 바탕을 둔 전략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다음 세대를 대상으로 한 현장 연구와 다양한 형태의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섯째로 “선교 전략은 전통적 접근법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 방법들을 함께 사용하기 위해 통합적 신학화와 선교학화(Missiologizing) 및 전략화(Strategizing)가 필요하다”며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선교 원리들을 존중하되, 새 정보통신 기술들과 매체들을 적극 수용하면서 기존 방법들과 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 다섯 영역에서의 통합을 염두에 두면서 한국교회는 스스로의 신학을 정립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한국 복음주의자들, 특히 선교사들은 겸손과 인내로 이 중요한 과제를 감당함에 있어, 지속적인 섬김과 사랑의 정신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정리했다.
이 외에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원로)가 ‘세계 복음 전파를 위한 목회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분립개척 관련 현황과 노하우를 전했다. 이후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의 인사,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의 축도, 이옥기 목사(UBF 전 대표)의 광고 등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