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서 고민해야 할 점들 (4)
선교, 하나님 뜻 의해 이뤄져야
참여 교회, 잘 파악해 수행해야
구체적 내용, 다양한 의견 공존
2차 세계대전 반성이 직접 계기
선교는 하나님의 뜻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들은 하나님의 뜻을 잘 파악하고 그 뜻에 맞는 선교를 수행해야 한다.
교회가 선교를 한다면서도 하나님 뜻과는 맞지 않는 자신만의 선교를 수행한다면, 그것은 옳은 선교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 뜻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아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중요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한다. 예를 들면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생각하는 하나님의 뜻은 이 세상을 정의롭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어 모든 피조물이 다 행복하게 만드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전통적 관점에서는 하나님을 등지고 배반해 불행해진 인류가 하나님께로 돌아와 사랑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 뜻이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통전적 관점에서는 이 둘이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에 대해 이렇게 다른 해석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교회들이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교회는 2차례에 걸친 야만적인 세계대전이 소위 기독교 국가들 주도로 이뤄졌으며, 이 전쟁으로 서구는 비서구 세계에 말할 수 없이 큰 피해를 줬다는 사실을 통렬하게 깨달았다. 아울러 많은 비서구 국가들이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면서 서구 선교사들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추방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이런 일들로 인해, 많은 서구 선교사들이 선교지들에서 철수하면서, 전통적인 선교활동이 상당히 위축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구 교회는 자신들이 행해 온 선교를 심각하게 반성하게 됐다. 즉 서구 교회가 행해 온 선교는 제국주의 팽창과 깊은 연관성을 지녀왔고, 자신들이 전한 복음은 서구의 문화와 문명으로 옷 입혀져 있었으며, 선교 자세는 가부장주의, 비관용, 오만함 등으로 점철됐으며, 문화 파괴, 사회구조 와해, 전통 종교 억압, 낯선 이방 교회 설립, 정체성 손상 및 정체성 형성 저해 등을 가져왔고, 피선교지 교회가 서구에 종속되는 불평등한 관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인식하게 됐다.
이런 인식 가운데 서구 교회는 자신들의 선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게 됐고, 이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 의식 속에서 1952년 국제선교사협의회(IMC, Internatioal Missionary Council) 빌링엔 대회가 열렸다. 이때 서구 선교는 승리자나 정복자의 태도가 아닌 희생과 섬김의 자세가 필요함을 깨닫고, ‘십자가 아래에서의 선교’라는 주제로 선교대회를 열었다.
대회 이후 독일 슈트트가르트 교구 감독이었던 칼 하르텐슈타인(Karl Hartenstein)은 빌링엔 대회의 신학적 성과를 개인적으로 요약하면서 ‘Missio Dei’라는 라틴어 술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 용어를 통해 칼 하르텐슈타인은 모든 신학은 하나님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오직 ‘하나님으로부터의’ 신학을 추구함으로써, 당시 선교의 잘못된 동기와 목표를 수정하고자 하였다.
당시까지의 선교는 주로 인간 중심주의(Anthropozentrismus)와 인간 열정주의(Anthropotathismus)에 근거한 채 하나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었음을 인식하고, 선교를 철저히 하나님 뜻에 근거하도록 만들어야 하며, 이것이 이루어질 때 인간 중심주의적 선교에 의해 빚어진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인식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For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책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이 책은 현대 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으로 평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 어떤 단체나 기구 또는 학자의 주장도 성경의 평가 앞에서 겸손히 서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신이고 종교개혁의 모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토트도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전통이 성경의 비평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에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왜 선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①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②삼위일체의 선교(Missio Trinitatis) ③그리스도의 선교(Missio Christi) 등의 필요성을 다룬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기독교 선교의 기초와 방향을 명확히 파악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오늘날 선교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 주제 10가지를 선정하여, 그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들은 ①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 ②예수께서 오신 이유 ③예수께서 주신 구원의 개념 ④하나님의 나라 ⑤선교의 우선순위 ⑥선교 방법 ⑦윤리적 과제 ⑧환경 이슈 ⑨종교다원주의 ⑩선교 명령 등이다. 예수의 말씀에 근거해 이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안목을 얻게 되면, 기독교 선교는 보다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