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아이들, 원인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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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90)] 심하게 침묵하는 아이들

심하게 침묵하는 아이들이 있다. 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말을 좀처럼 하지 않는 아동이다. 이와 같은 아동은 때로 자신의 행동과 그 이유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고 묵묵히 침묵을 지키려 한다. 이 같은 침묵은 때로 주변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든다. 침묵의 문제는 단순히 표현의 문제를 넘어 존재 가치감을 드러내고 있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상호 작용을 회피하는 아동, 비언어적인 소통을 사용하는 아동,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아동이다.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언어 경험이 부족한 결과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친구관계, 즉 또래관계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친구관계가 원만한 아동은 말을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정신 세계가 넓어진다. 아동에게 정신이 넓어지는 요인은 생활에서 관계 경험이 많아지면서 확장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친구관계가 원만해지면, 정서 발달이 그만큼 쉽게 이루어지면서 사회성의 발달에도 크게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친구에게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관계망을 넓혀가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법, 사회적 인응력 등을 배워 나간다. 또 친구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느끼며 나름대로의 문화를 내면화시켜 나간다.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부모와의 정서적 의존의 욕구를 친구 집단에서 충족받고 싶어한다. 부모와 소통이 단절된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들은 친구로부터 받는 지지 기능은 가족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 감정표현이 어려운 상태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형태는 이종의 자기와의 대화이다. 자기와의 대화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하여 평가하거나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주체는 사실상 자신이지만 개인이 이와 같은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다.

분명히 이 세상에는 자아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해도 자신을 깨닫는 문제는 실로 어렵다. 그런데 아동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아마 아동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자기와의 대화는 아동의 존재를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인간은 언어적 파생물인지 모른다. 누에가 자기 실을 뽑아 집을 짓듯, 인간도 언어로 자신을 만들어간다. 이 같은 관점은 현재에 이룩된 자기는 아동기에 시작된 내면화 관계의 언어적 파생물이라는 점을 가능하게 만든다.

인간은 내적 타인들과 ‘대화’하는 대신, 자기 자신과 대화한다. 이 같은 상호작용은 매우 개인적이다. 외부 세계 사람들 혹은 얼굴을 맞댄 사람들과 하는 공적 상호 작용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렇지만 그것은 여전히 의사소통의 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한 사람이 “나는 내 자신이 싫다”고 말할 때, 깨닫지 못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내부 세계에 그를 짓누르고 경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을 수 있다.

3. 억압적 양육을 사용한 결과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은 부모가 많이 억압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양육 방법에서 부모가 아동에게 억압을 주로 사용하면 자아가 위축되어 자유로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 같은 양육 태도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이 연구한 바 있다. 베커(W. C. Becker)는 부모 또는 양육자의 자녀 양육에 있어 억압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태도 및 행동에 주목했다. 그는 부모가 자녀에게 일정한 정서적 강도를 갖고 반응하는 내적 행동성이 아동에게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자녀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부모가 억압을 사용해서 양육하고 가르치는 행동 경향성 및 반응양식이 문제라는데 초점을 둔 연구였다.

이처럼 학자마다 양육 태도에 대한 연구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양육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부모의 양육 방법은 아동의 인격 형성에 중요한 점에서다. 양육 문제는 보편적으로 부모 또는 양육자에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나타내는 태도 및 행동이기 때문이다.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4. 정리

심하게 침묵하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문의: www.kocpt.com
상담: 02-2202-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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