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회, 한국교회 복음주의 신앙 형성 및 부흥 결정적 기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개혁신학회 제59차 학술대회

한국 기독교, 청교도 복음주의
사경회, 말씀 묵상과 합심기도
자전·자립·자치 네비우스 선교
정책 펼 수 있도록 토양 제공해
‘성경=하나님 말씀’ 권위 전파
의료·교육 사업 성공, 성경 권위
인정·실천한 청교도 신앙 덕분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이경직 교수) 제59차 학술대회가 4월 19일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선교 140주년을 기념해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가 ‘한국 기독교 성공과 개혁신학의 과제’를 기조강연했다.

먼저 김영한 박사는 “140년 전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기독교가 가장 부흥한 나라가 될 수 있었다”며 한국교회와 신학 발전의 동력으로 사경회(査經會, Bible Conference Movement)에 의한 ‘청교도적 복음주의’를 꼽았다. 한국 초창기 대표적 선교 전략인 ‘네비우스 선교정책’도 사경회가 중심이 됐다는 것.

김영한 박사는 “사경회는 말씀을 묵상하고 강해하고 기도하는 한 주간 모임으로, 한국교회 신자들이 자전·자립·자치의 네비우스 선교정책을 펼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며 “한국교회 사경회는 美 청교도 교회사학자 조지 마즈던(George Marsden, 1939-)의 지적처럼 하나님 말씀인 성경 강해설교를 통해 의미를 묵상하는 미국 청교도 신앙운동을 따랐다. 초창기 한국교회 부흥운동은 말씀 묵상과 합심기도를 하는 사경회를 통해 일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사경회는 네비우스 정책에서 유급 사역자 및 교회 지도자 교육을 위한 제도였으나, 1892년부터 평신도들로 확대됐고 곧 체질화됐다”며 “성경을 깊이 터득한 청교도 선교사들이 성경공부와 사경회를 통해 ‘성경=하나님 말씀’이라는 권위를 전파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의료·교육 사업의 성공도 성경을 권위있는 책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한 청교도 신앙을 전제로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경회는 초기부터 한국교회 신앙을 복음주의 교회로 만드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선교에 있어 1세기 앞선 중국이나 수십년 앞섰던 일본에서 없었던 부흥회가 한국교회에서 일어났다”며 “초기 선교사들은 교회 개척과 부흥을 위해 미국에서 배운 성경 중심 부흥회를 개최했다. 1891년 美 북장로교 선교부는 농번기를 피해 여름·겨울에 한국 지도자들에게 신학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신학교 운영방식이 아닌 무디신학교 등 성경학교 모델을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김영한 박사는 “성령 역사는 원산에서 의료선교 사역을 하던 美 남감리회 선교사 로버트 하디(Robert. A. Hardi, M.D.) 목사에게서 시작됐다. 그는 뚜렷한 성과 없는 선교로 고민하다 1903년 8월 ‘성경연구 및 기도회’에 참가해 죄를 깊이 인식·고백하고 웨슬리적 구원을 체험했다”며 “그의 꾸밈 없는 신앙 간증은 한국 교인들과 동료 선교사들에게 큰 감격을 줬고, 곧 이들도 사경회와 기도회를 통해 죄 고백을 통한 성령 은사를 체험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는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크게 점화돼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1월 2-15일 사경회 중 14일 1,500여 명이 통성으로 기도하다 장대현교회 이길함(Graham Lee) 선교사가 집회를 인도했고, 길선주 장로의 회개 기도를 시작으로 회중 전체에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임재해 죄 고백과 통회, 용서, 새 삶으로 변화 등의 역사가 나타났다”며 “성령 체험 후 길선주와 선교사들은 전국을 누비며 부흥의 불을 지폈다. 이후 1909년 장대현교회에서 시작된 새벽기도회와 백만인구령운동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세계 선교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성장을 하는 영적 토양을 이뤘다. 부흥 운동 기간 동안 나타난 회개, 성령 체험, 공동체 변화 등의 이야기는 교회를 하나로 묶고, 성도들에게 특정한 성경적 가치와 덕목을 내면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며 “1970년대 민족 복음화운동도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의 배경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또 “한국교회는 영혼 구원에만 머물지 않고, 의료·교육 선교를 통해 신분제와 남녀 차별 철폐, 선거제, 한글 및 근대 교육 도입·보급 등 폐쇠된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이끌었다. 유교나 불교, 샤머니즘 등 전통 종교가 못했던 사회 계몽을 해낸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사경회 및 부흥 운동을 토대로 한 복음주의 신앙이 기본이었지만, 내세지향적 현실도피로 가지 않고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 거처가 됐다. 교회는 지역마다 3.1운동 거점이 됐고, 전국적 연락망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평양대부흥 운동 당시 사진.

▲평양대부흥 운동 당시 사진.

더불어 “해방 후 건국도 기독교 신자인 이승만 중심으로 전개됐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했던 이들이 바로 기독교인들이었다. 이승만·김구·김규식·이윤영 등이 모두 기독교인들이었다”며 “특히 북한에서 공산주의 박해를 피해 내려온 월남 기독교인 한경직·이윤영 목사 등도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조선인민민주주의를 반대해 월남했기에,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드는 데 기초석이 됐다”고 했다.

끝으로 “오늘날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선교대국이 됐고, 아시아에선 신학자들의 양과 질에 있어 중심지가 되고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은총”이라며 “오늘날 기독교 이후 시대를 맞아 주류 교회를 영적·신학적으로 소생시키는 신학적 동력을 제공하는 새로운 신학적 사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의 고백처럼 부흥은 하나님의 주권적 선물이지만 아무 곳에나 임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하는 심령에 임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며 “오늘날 신학회 선후배들이 거룩한 연대를 이뤄 깨어 있는 기도의 영성 속에서 신학적 연구와 성찰, 거룩한 토론 가운데 선조들이 전해준 청교도 개혁신앙 신조와 영성을 창의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후 김성운 박사(고려신학대학원)가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선교와 한국교회 선교’를 기조강연으로 전했으며, 학술세션에서도 여러 학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개회예배에서는 고려신학대학원 기동연 원장이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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