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니 하나님을 뵙는 것 같습니다.
지난 14일 여성교회(담임 안상님 목사)를 다녀온 기자는 특별히 지난 6월 중순 최초의 남북예배를 드리기 위해 방북했던 박상중 목사(시민참여연대 공동대표)로부터 그 당시의 소감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다음은 예배 중 은혜를 나누는 자리에서 박목사가 이야기한 북한의 교회에 대한 단상이다.
"서울에 앉아서 북한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더군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죽기 전에 평양 한 번 가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부친이 동경기독교회에서 목회를 하셨습니다. 때문에 한민족복지재단과 공식적인 관계는 없지만, 고문의 자격으로 북에 데려가 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성사가 되었습니다.
봉수, 칠골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별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가정교회 방문했는데, 분위기가 은혜롭고 너무 좋았어요. 가정 교회는 주말이 아니라 주중에 주로 모입니다. 직장에서 나올 수있는 자들 몇명이 모이기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합창과 독창, 이중창 등 노래하고 기도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대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에게 메세지를 전하고 축도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약간은 당황했지만, 전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형제의 만남을 생각할 때, 야곱과 에서의 만남이 생각납니다. 그립고 만나고 싶은 애정의 관계이지만, 야곱은 두려워서 선물을 앞세우고 뒤에서 형 에서를 보러 옵니다.
어떤 만남이 정말로 의미 있겠습니까? 이 곳에서 우리 남북의 만남은 에서와 야곱의 만남 같습니다. 마치 하나님을 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을 볼 때, 저는 야곱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후 우리는 다같이 울었습니다. 그런 감동을 받고 저는 남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이들은 북한 교회의 순수성에 대해 의심하더군요. 이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캐려면 한도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의심의 여지없이, 진짜 교인들이 모인 곳이었습니다. 진실된 예배와 말씀선포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설교보다는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성서속에서 야곱이 에서를 보고 고백했듯, 박목사가 북의 동포들에게 한 이 고백은 긴 여운을 남긴다.
"당신을 보니 하나님을 뵙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