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의 선택, CBS의 미래

김근혜 기자  khkim@chtoday.com   |  

권력욕인가? 사명감인가?

기독교방송(CBS)를 주시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이번 사태의 전후 맥락을 알지 못한다면, CBS의 현 사태에 대해 몹시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지난 96년 내부문제로 인한 파업을 시작으로 이제 노조의 파업은 해마다 일어나는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고, 특히 국내언론사상 유례없는 265일간의 장기파업 사태를 겪기도 했던 CBS 분쟁의 중심에는 노조와 권호경 사장의 극심한 갈등과 대립이 자리 잡고 있다.

경영능력에서 탁월한 사장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매년 노조와의 갈등을 불러일으켜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면, 사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시도할 법도 하지만 재단이사회의 사장에 대한 믿음은 갈수록 더욱 확고해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현재의 정황으로는 권 사장에 대한 노조의 극심한 반발과 재단이사회 측의 비호가 팽팽하게 맞서, 양측 중에 과연 누구의 입장이 더욱 정확한지가 혼돈스러울 정도이다.

15일 열리는 재단이사회와 관련, 회사가 노조원들이 이사회 회의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접근불허 가처분 신청을 하리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용역깡패를 동원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러한 회사측의 반응은 지난해 12월 14일 신라호텔에서 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가 소집될 예정이었으나 노조와 기독청년들이 필사적으로 모임을 저지, 호텔측에서 이사회의 모임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열리는 재단이사회는 권호경 사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2월 18일 이후 이사회를 열어 사장선출을 하리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으로, 노조측에서는 이번에 소집되는 이사회가 권호경 사장이 3연임의 꿈을 이루려는 마지막 시도로 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재단이사회가 이번 모임을 통해 사장선출을 위한 무기명비밀투표를 실시해해 사장선출을 강행할 경우, CBS는 방송중단 사태를 비롯 전대미문의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측은 이사회가 합의한 사장청빙위를 통한 사장 선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장선출을 한다면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 6.26합의를 통해 사장청빙위를 통해 사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이사회 모임을 통해 사장을 선출하는 비상식적인 방법을 밀어붙인다면, 교회와 여론으로부터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상식을 넘어서는 권호경 사장과 그를 비호하는 재단이사회측의 모습은 한국교회의 폐부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재단이사회의 선택은 내일로 다가왔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그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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