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재단이사회측은 18일 이전에 사정 선임을 마무리 짓고자 설날 연휴가 끝나는 14일 이후로 이사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의하면 15일 재단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재단이사회가 지난해 노조와 약속했던 6.26 정관개정을 통과시키고, 새로운 신임 사장을 선임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노조는 오랜 시간 동안 권호경의 3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왔고, 권 사장은 재단이사회를 통해 3연임을 이루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 2월 18일이면, 오랜 노조와 권 사장, 사측의 씨름이 승부가 결정나게 될 듯하다.
현재 교계의 분위기는 권 사장의 3연임에 대해 회의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심지어 기장측 목회자들 또한 권 사장의 3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모교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는 권 사장의 갈길은 더욱 막막해 보인다. 재단이사회의 이사들도 권 사장의 3연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EYCK를 비롯한 청년들도 권 사장의 권력야욕을 지탄하고 있다.
권 사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현재 3연임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노조에 의해 자신이 물러나게 된다면, 자신을 CBS의 대표로 보낸 한국교회의 권위와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현재 CBS의 사업을 자신보다 잘 감당할 수 있는 전문적 방송인이 없다는 것이다.
노조와 교계에서는 이와 같은 권사장의 주장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그리고 노조는 권 사장이 3연임을 못내 이루고 싶으면, 6.26합의에서 약속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관개정안에 의해 권 사장의 3연임이 이루어지면, 노조도 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사회가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사장 청빙위원회를 통해 CBS의 신임 사장이 선임된다. 하지만 7명으로 선임되는 사장 청빙위에 노조는 한 명만 참석할 수 있기에, 나머지 6명의 신임을 얻는다면, 3연임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권 사장은 사장 청빙위를 통한 사장 선임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반응은 사장 선임과 관계없이, 재단이사회측과 자신에게 정관개정안의 수용을 요구했던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국 노조와의 싸움에서 진 것이라는 생각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권 사장의 자존심이 발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 사장의 3연임과 관련, CBS의 노조와 사측의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권 사장의 퇴임이 확정되고 새로운 신임 사장이 선임된다면 현 사태는 쉽게 정리가 될 듯 하지만, 재단이사회가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권 사장의 3연임에 손을 들어준다면, 노조와 사측의 갈등은 한없이 증폭돼 CBS의 파행운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CBS 재단 이사회가 노조와의 끝없는 싸움을 선택할 것인지, 정관개정안 통과 이후의 사장 선임이나 권 사장의 퇴진을 통해 노사와의 갈등의 청산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 그 결과를 확인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이제 권 사장과 노조의 본격적인 마지막 라운드의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