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안산은 수도권 공장의 교외 이전 추진 계획에 따라 갯벌지역에 흙을 매립하여 주택지와 공장부지를 형성하여 반월 공단과 도시 주거지역으로 형성된 것이다. 1980년 이후 안산의 급격한 공단 배후 도시로 자리 잡아감에 따라 안산 인구의 절반 가량이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의 가족 그리고 공단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구 구성을 이루고 되었다.
특히 1990년 이후에는 영세 중소기업들이 모인 반월 공단 공장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맞이하면서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거주하며 살아가는 도시로 변모한 것이다. 이렇듯 안산은 수도권 공단의 이주정책으로 급격히 이루어진 공단의 도시로서 안산의 문화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대안문화 창조'가 필요하다. 문화는 주어진 자연(自然)이 아니라 인간에 의하여 새롭게 만들어진 것으로서 한국인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 등 모든 이가 차별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 창조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화(culture)라는 말은 농업(agriculture), 양식진주(a culture peal)와 같은 용어에서 보듯이 경작하다, 재배 하다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즉 문화는 창조되는 것이고 변화되는 것이다.
안산이 과거에 농어촌 문화였다가 공단 도시문화로 변하였듯이 '생존과 경쟁의 문화' 인 오늘의 안산의 문화를 넘어 대안 문화로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의 창조적 노력과 변화의 과정을 통하여 형성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안산외국인노동자센타에서는 안산시 원곡동을 중심으로 한 '국경 없는 마을' 만들기를 구상하게 되었다.
마을주민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1차 5년 동안의 추진 계획을 마련해 보았다.
협동운동 형성-품앗이, 국경없는 화폐(지역경제통화운동), 공동체 농장(협업농) 등
공동체경제 형성-자활생산 공동체, 공동 구판장, 나눔의 집(할인매장회원제) 등
공동체교육 형성-공동탁아소, 국경없는 학교, 생태학교 등
공동체문화 형성-국경 없는 마을의 날 지정(외국인노동자 축제), 국경없는 장터(아나바나장터) 국경없는 거리문화 공연, 국경없는 문화회관 등
국경없는 복지 형성-무료진료소, 이.미용소, 공동세탁장, 쉼터와 카페, 외국인노동자상담소, 마을회관, 공동체사회 형성-자치회 구성, 국가별 공소 설치
공동체 인간 형성-공동체 인간관계 훈련, 영성훈련 등 초기 안산이라는 도시의 조성 당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로 낮선 땅에 공단을 찾아 왔듯이 외국인 노동자들도 국경을 넘어 같은 문제로 안산을 찾아와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원곡동 일대만 하더라도 5천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우리의 친척이자 주민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말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른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 임금 체불과 산재와 인권문제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는 불쌍한 사람들, 모두가 퇴근한 저녁이나 명절이면 빈 공단을 지키는 갈곳 없는 사람들로만 보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존과 경쟁의 문화'를 넘어서서 우리는 국적의 구별이 없는 함께 사는 주민으로서 '국경없는 마을' 형성에 안산 시민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연대함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대안문화로서 국경없는 마을의 형성을 통해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문화 형성, 외국인노동자의 사회적 권익 형성, 외국인노동자 사회안전망 구축, 상생적 지역 국제문화 형성, 차별 없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보장, 사랑과 평화, 공동체로 이루어지는 삶의 질 형성, 외국인노동자의 자치 자활 향상, 귀환 외국인 노동자의 재통합 능력 향상 등이 기대 되어 진다.
박천응 목사(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