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세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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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백성들에게 교육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 교육은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가르쳐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인격으로 성숙시키는 것(골 1:28)입니다. 인격과 삶의 교육입니다. 회개하고 예수 믿은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입니다. 특히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그 인격과 삶이 그리스도의 온전하심 같이 성숙되도록 하는 교육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상황은 그런 교육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극심한 경쟁과 예측할 수 없이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경쟁에 승리하고 성공하는 능력만을 강조하는 풍토는 이 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거역할 수 없는 삶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이런 풍토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능력 있는 자만이 가치 있다. 능력 없는 자는 무가치하다. 능력 있는 자만이 모든 좋은 것을 누릴 수 있다'는 명제를 절대 신조로 삼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

리고 가치상대주의, 편의주의, 이기주의를 행동 지표로 삼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 조류 속에서 그리스도를 닮는 인격 교육이란 너무나 어렵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적 전인격 교육은 거의 실종 상태에 있는 듯합니다. 교육의 주요한 세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가정과 학교와 교회가, 그리스도적 인격 교육이란 관점에선, 거의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가정은 고도 경쟁 사회의 비인간화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그 교육 기능을 상실해 왔습니다. 가정에서 그 교육적 기능을 전문적으로 위임받은 학교는, 우리 한국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거의 대학 입시를 위한 준비 과정처럼 되어 있습니다. 학교 교육의 내용은 대학 입시를 위한 획일적이고 기계적이고 주입적인 성격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비효율적이어서, 온갖 과외와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이 엄청나게 확장돼 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부모들이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과 입시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좀더 인간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시키기 위해 이민 가거나 자녀들을 조기 유학시키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우리의 학교 교육을 통해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인성 교육, 전인 교육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오히려 학교에서 성공제일주의, 능력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인본주의적인 내용들을 주입 받게 되는 실정입니다. 더욱이나 TV, 컴퓨터, 비디오 등 대중 매체의 가공할 영향력, 그러나 은밀한 영향력에 아이들이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어, 그것을 통한 비복음적인 가치관과 심성의 형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 교회 교육은 전반적으로 벽에 부딪친 채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피동적으로 시대의 흐름의 뒷전에 밀려나 무기력증에 빠져 있습니다.


이렇게 가정, 학교, 교회라는 교육의 주된 세 기관이 격변하는 시대의 조류 속에서 그리스도를 닮는 전인 교육의 관점에서 거의 기능 마비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그러면, 이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은 우리에게 없는 것입니까?

저는 그 방안이 있다고 믿습니다. 가정에서 부모 개개인이 각성하고, 학교에서 기독 교사들이 헌신하고, 교회에서 교회 교육을 갱신하고 새롭게 분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아주 뿌리깊고, 풍토적이고, 구조적입니다. 우리에게는 이 뿌리깊은 풍토와 구조를 다룰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저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안은 '기독교 특성화 학교 운동'이라고 믿습니다.

기독교 특성화 학교란 기독교 대안 학교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학교 교육, 교회 교육, 가정 교육, 이 삼자가 삼위일체적으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학교입니다. 커리큘럼의 자율성이 상당한 정도 보장되고, 기독교 교육 철학에 따라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인성 교육, 사회성 교육, 일반 교양 교육과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와 개성과 가능성을 충분히 계발하도록 하는 특성화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입니다. 교회가 설립하고, 교회 건물을 학교로 사용하고, 원칙적으로 교사, 학생, 부모가 그 교회 교인들인 학교입니다. 그래서, 주일 학교 교육과 주간의 학교 교육은 통합적으로 이뤄집니다. 부모의 가정에서의 교육적 역할이 강조되며, 부모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부모는 학교의 교육과 운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합니다. 교회와 학교와 가정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신앙 공동체, 교육 공동체, 생활 공동체, 선교 공동체가 되는 유기체적 공동체 학교입니다.

이 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할 것인데,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연구되어지고 다뤄져야 할 것입니다. 1) 한국 교육 문제, 한국 기독교 교육 문제와 그 대책에 관한 연구, 2) 기존 기독교 대안 학교, 미션 스쿨, 외국 사례들에 대한 자료 연구와 답사, 3) 학교 설립 운영과 관련된 정부 정책과 법제 연구, 기타 설립 여건에 관한 조사, 4) 학교의 교육 철학과 이념과 비전에 관한 연구, 5) 커리큘럼에 관한 연구, 6) 학교 운영에 관한 연구, 7) 학교 시설에 관한 연구, 8) 예비 커리큘럼 운영 (주일 학교의 신앙 교육과 연계해서 주말 학교 운영), 9) 홈페이지 개설, 운영, 10) 뜻을 같이 할 사람들 계속 모집, 11) 모금 방안 연구

이 준비 작업을 상당 기간 거친 후에 학교가 설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독교 특성화 학교 운동을 추진해 가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일에 함께 하실 줄 믿습니다.

박영범 목사(대학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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