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 없는 연합기관장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m   |  
요즘 교계연합기관장들이 기관내 중요한 회의에서 발언은 하지 않은 채 침묵만 지키고 있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니므로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회의 내도록 침묵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장 선출관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최근 기독교서회, 기독교방송 등의 교계연합기관들이 사장선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관장 선출관례를 변혁시켜야 한다는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연합'이기 때문에 '교단안배'를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로 각 교단이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 기관장을 선정해 왔다. 그러나 이제껏 교단들이 추천한 인물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교단내 유력한 정치목사들이었다.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할 기관장들은 허수아비가 되었고, 1년내내 사장실 안에서 손님접대하는 것만이 사장의 유일한 업무가 되는 비극을 초래했다. 또 이것은 결국 '기독교계 연합기관들 중 제대로 된 곳이 별로 없다'는 비판을 낳게 했다.

취재를 하다보면 기관 관계자들에게서 '기관장이 전문인이 아니어서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요한 회의가 열리면 기관장이라는 명문으로 함께 자리에 앉아 있지만 기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도무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단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기관장을 무시하고 전문가들끼리만 회의를 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한마디로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한국찬송가공회의 경우 회장, 총무, 서기 등이 모두 교단 추천으로 선출된 인물들이지만 전문가가 아니므로 중요한 회의에서는 거의 참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명목상의 임원일 뿐 막상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가닥을 내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계는 그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박식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보다 월등한 리더십을 겸비한 기관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단과 기관장 후보들의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더이상 괴로운(?) 회의가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정우성

“나경원 의원, 정우성 혼외자 논란에 생활동반자법 주장?”

동성 간 결합 문호만 열어줄 것 아이에겐 ‘결혼한 가정’ 필요해 시류 영합 치고 빠지기 식 입법 배우 정우성 씨 혼외자 출산 논란에 대해 저출산고령화사회부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비혼 출산 아이 보호 차원의 ‘등록동거혼제’ 도입을 주장…

정년이

<정년이>: 한국형 페미니즘과 폐쇄적 여성우위, 그리고 동덕여대 사태

는 웹툰 원작의 tvN 12부작 드라마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유행했던 여성들만의 창극인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천재 소리꾼’ 정년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윤정년(김태리)을 비롯해 허영서(신예은), 강소복(라미란), 문옥경(정은채)…

개혁신학포럼

개혁교회, 성경적 이주민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개혁신학포럼 제25차 정기세미나가 11월 30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은혜교회 교육관에서 개최됐다. ‘개혁교회와 다문화사회’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개회예배 후 최더함 박사(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가 ‘다문화사회와 개혁교회의 사명과 역할’, 김은홍 …

한가협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 1,005명… 전년보다 5.7% 감소

남성이 89.9%, 20-30대 64.1% 감염 경로 99.6% ‘성적 접촉’ 男 56.7%가 ‘동성 간 성접촉’ 마약 주사기 공동사용 0.4% 2023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가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 약사, 이하 한가협)가 질병관리청이 발…

샬롬나비

“한미 동맹 인정하면서, 그 산파 ‘이승만·기독교’ 부정하는 건 문제”

제29회 샬롬나비 학술대회가 ‘한미동맹 70주년과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11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2부 주제발표회에서는 김영한 상임대표(기독교학술원 원장)가 ‘이승만의 기독교 정신과 건국, 한미동맹’을 주제로 강연…

통일비전캠프

“물 들어와야 노 젓는다? 통일과 북한선교, 미리 준비합시다”

북한 열리지 않는다 손 놓지 말고 복음통일 믿고 깨어 기도 필요해 주어진 시대적 부르심 반응해야 통일, 예기치 않은 때 오게 될 것 다음 세대, 통일 대한민국 살 것 이번 캠프, 새로운 역사 ‘트리거’ 비전캠프, 하나의 꿈 갖는 과정 치유, 평화, 하나 됨 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