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연합기관장 선출관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됐다. 최근 기독교서회, 기독교방송 등의 교계연합기관들이 사장선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관장 선출관례를 변혁시켜야 한다는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연합'이기 때문에 '교단안배'를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로 각 교단이 추천하는 인물들을 중 기관장을 선정해 왔다. 그러나 이제껏 교단들이 추천한 인물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교단내 유력한 정치목사들이었다.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할 기관장들은 허수아비가 되었고, 1년내내 사장실 안에서 손님접대하는 것만이 사장의 유일한 업무가 되는 비극을 초래했다. 또 이것은 결국 '기독교계 연합기관들 중 제대로 된 곳이 별로 없다'는 비판을 낳게 했다.
취재를 하다보면 기관 관계자들에게서 '기관장이 전문인이 아니어서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요한 회의가 열리면 기관장이라는 명문으로 함께 자리에 앉아 있지만 기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도무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단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기관장을 무시하고 전문가들끼리만 회의를 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한마디로 '빼지도 박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한국찬송가공회의 경우 회장, 총무, 서기 등이 모두 교단 추천으로 선출된 인물들이지만 전문가가 아니므로 중요한 회의에서는 거의 참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명목상의 임원일 뿐 막상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가닥을 내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계는 그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박식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보다 월등한 리더십을 겸비한 기관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교단과 기관장 후보들의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더이상 괴로운(?) 회의가 계속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