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CM 앨범들이 지나치게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일고 있는 것을 볼 때 가벼운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중략) 사역을 한다는 것은 목회나 마찬가지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를 깊이 알아가며, 그분이 창조하신 세계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에 '사역자'라는 이름이 같는 의미에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자신들이 제작하는 노래의 가사나 박자, 그리고 대외적인 이미지를 통해 영향을 받고 있는 대상들(특히 CCM의 주독자층인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문제의 자켓 이미지는 붉은 계열에 '몽환적 표정'을 짓는 두 여성 CCM 가수를 담고 있다. CCM은 십 수 년 전부터 문화의 틀을 하나하나 형성해나가기 시작했다. '찬양 사역자'라고 불리던 그들의 직함은 어느새 'CCM 아티스트'로 바뀌었고, 음반의 음악적 질이나 가수들의 자기 관리도 눈에 띄게 세련됐다. 이는 좋은 현상이다. CCM이라는 것이 본래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고, 기도하기에 전혀 힘쓰는 신실한 크리스천들을 '날라리'로 만들 저의가 개입된 것은 아니다. 도리어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삶의 양태와 기호 속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겠다는 의지이다. 유치원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 정서에 맞는 옷을 입고, 그들의 말투를 쓰려 노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번 문제는 한마디로 '관점의 차이'로 보고 싶다. 신앙적 정서에 기반을 둔 '비평'이라면 마땅히 이 앨범은 '너무 앞서갔다'거나 '잘못 나갔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대중문화의 흐름에 바탕을 둔 '인상'은 '강렬하다' 정도일 것이다.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서로의 접촉점을 찾기 전에는 심각한 이견들이 충돌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해답도 간단하다. 각자의 의견을 다양한 견해의 하나로 이해하자는 것이다. 만약 앨범을 만든 쪽에서 '동성애를 연상케 하는 파격적 이미지'에 담은 각별한 의미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러니까 '이미지를 보다 강렬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시선을 모으려했다'면 그런 '철학의 빈곤'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것이다. 또 비판한 쪽도 단순히 외형만으로 그 앨범을 비평하는 것이 과거 'CCM은 세속음악의 교회 침투이다'라고 주장하는 일부 수구적 신앙인들의 잣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폭넓은 대응논리를 가져야 한다. '모양은 그렇다 치고, 그 앨범이 내세우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에 대한 상세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면, 또는 비판 자체를 거부하려는 심산이라면 우리 문화 선교 사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싸움만 치열해질 뿐 토론이 갖는 생산성의 소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소모적 대결양상만 조장될 것이다.
김용민(기독교TV 편성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