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영웅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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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게는 장애물로 가득찬 한국입니다. 밖을 한번 나가려면 문턱이 장애물로 등장하게 되고 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과 아이들의 놀려대는 소리, 그리고 서지 않는 택시와 끝이 보이지 않는 지하도 계단과 아직도 장애인을 생각하지 못하는 화장실과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해 놓는 꽉 차 있는 정상인들의 차들과 승강기에 건강한 사람들이 다 타서 몇 간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진 맥진 기다려야 하는 장애는 처절한 골고다의 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장애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학교를 못 들어가고 장애인이라서 직장을 잃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한국은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사회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온 세상이 다 편해도 장애인은 불편함이 있는데 장애인을 전혀 고려해 주지 못하는 우리 나라에서 월드컵을 하고 16강, 아니!8강에 든다한들 장애인 문화가 달라지지 않으면 자랑스러울 것도, 보람도 없습니다. 88 올림픽 이후 장애인 문화에 달라진 점이 무엇입니까? 허울 좋은 세계적 행사를 하기 앞서 선진국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편리하고 보장된 제도 속에 당당히 살아가는 장애인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 영웅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장애인 영웅이 나오려면 첫째로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도와 환경, 육체적인 도움이 있어야 영웅이 탄생됩니다. 둘째로 장애인이 교육을 받는데 따르는 불편이 해소돼야 합니다. 정당한 시험을 치루고도 학교 다니기가 너무나 힘겹고 고통스러워 중도에 그만 둔 사람도 많고, 모 신학교에서 한 장애인 학생이 계단에서 떨어져 숨진 일은 모든 장애인의 배우려 하는 의지를 꺾어 버리기에 충분합니다. 장애인에게 교육의 현장을 만들기 위해선 적합한 시설과 눈높이 교육이 각 학교에 준비되거나 장애인 전용 학교가 고립되고 낙후된 수용소 차원이 아니라 모델이 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가 필요합니다.

셋째로 장애인의 폭넓은 등장이 있어야 합니다. 생계 수단을 위한 재활 시스템을 벗어나 감동을 전해 주는 장애인 영웅이 많아야 합니다. 정치, 문화, 사업, 방송과 연예계에도 당당히 활동하는 장애인 스타가 많아져서 장애인이 이상해 보이지 않고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게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말을 놓고 장애인을 귀찮게 생각하는 교회 성도들을 보면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는 일은 교회에서부터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을 왕처럼 떠받들어 주라는 게 아니라 장애인의 고달픔을 덜어 주고 그렇게 함으로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이루며 멋진 감동과 은혜를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자는 것입니다.

맹인 박사 강영우 박사, 이태리 맹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 천사의 목소리 레나 마리아, 스티븐 호킹 박사, 삼중고의 헬렌켈러, 위대한 운명의 베토벤, 이들은 장애인이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살려서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용기를 전해 준 영웅들입니다.

장애인 하면 칙칙하고 궁상 맞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장애인도 얼마든지 밝게 사는 개그맨, 탤런트가 되어 활동할 수 있는, 우리의 영웅들이 나와야 합니다. 장애인을 위해 경사로나 승강기를 설치하면 휠체어 들고 가는 4명의 인력이 줄어들고, 노인과 어린이 유모차나 짐 수래를 미는 사람들도 편리하게 이용합니다. 장애인 시설이나 교육은 장애인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일입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장애인의 날이 기념 행사나 하는 날에서 벗어나 뭔가 달라지는 시도와 방책을 연구하는 날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황제보다 하인이 부럽습니다. 나는 섬김을 받는 황제보다 섬기는 하인이 더 부럽습니다.
나는 예쁜 공주가 되기보다 구박을 받아도 말괄량이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왕비의 가마보다 걸어 다니는 평민의 다리가 더 좋습니다.
나는 최고의 VIP 대우를 받는 인기 스타보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는 지성인의 지식보다 시인의 남다른 감각보다 노동자의 건강함이 부러우며 봉사자의 손길을 갖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하는 무릎과 손을 높이 들고 뛰면서 하나님을 향해 찬양하는 것을 원합니다.

그러나 나는 원치 않는 공주가 되어 다른 사람의 섬김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쇼 윈도우의 마네킹처럼 나는 꼼짝 못하여 사람들이 나를 들고 가야 움직이고 누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 줘야 잡을 수 있으며, 날마다 관장악을 넣어야 볼일을 보고, 이불도 무거워 덮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일이기에... 죽을 힘을 다해 살겠습니다.

아무래도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와 편리한 복지 제도가 자리 잡기까지 장애인의 날은 계속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을 달래주고 혹 장애인을 혹사시키는 날일지라도...

송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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