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밥상으로 내 몸과 지구를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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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은 환경주일입니다. 올해로 19회를 맞는데다 여러 교단에서 총회적인 차원에서 환경주일을 제정한 지도 1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인간을 포함한 하나님의 피조물들은 죽음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뱃속의 아이가 제 꼴을 갖추기 힘들고, 복제 송아지 영롱이를 지나 이제는 인간을 복제 못해 난리들입니다. 농약이 뿌려진 수입농산물, 유전자조작식품, 그리고 방부제, 발색제 등 각종 첨가물이 담긴 인스턴트식품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참 평화와 행복은 마다한 채 가짜 풍요와 안락만을 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인지 요즘 밥 한 그릇을 가벼이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가정과 식당 등에서 내버린 음식물쓰레기가 모두 483만여 톤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2천여 북한 주민의 주식량보다 많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하루 404억원으로 일년이면 총 15조원이나 됩니다. 우리가 먹는 식량의 70%를 수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아까운 '달러'로 밥상을 채우고나서 아무 생각없이 쓰레기로 버리는 것입니다. 음식을 경시함이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가축들이 사는 축사는 살충제와 항생제로 범벅되어 있습니다. 밤낮 가릴 것 없이 형광등 불빛 아래서 성장촉진제와 항생제가 배합된 사료를 먹고 자라는 닭들, 살만 비대해져 뛰어다니지도 못하는 이들 닭들은 알을 낳아도 품을 줄을 모릅니다. 풀 대신 성장호르몬과 항생제가 배합된 곡물사료를 먹은 소는 소화기관이 망가져서 내장이 바깥으로 빼져나오는 고통도 겪는다고 합니다. 축산업자들은 소의 되새김질 능력을 회복시키려 강제로 수세미를 삼키게 하기도 합니다. 또 전세계 곡물의 40%가 가축사료용으로 쓰이는데, 이로인해 엄청난 숲과 계곡이 파괴됩니다. 햄버거 하나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1.5평의 숲이 망가집니다.

이러한 고통과 절규 가운데 죽어간 생명을 먹은 이들은 자연과 다른 생명에 잔혹행위를 일삼기 마련입니다. 사실 오늘날 환경위기도 알고 보면 하나님이 건강하게 성장시켜 먹이로 주신 다른 생명의 사랑을 밥상에 올리지 않고 생명의 고통을 밥상에 올린 탓입니다. 다른 생명을 사랑으로 대하고 공손히 먹으면 그 생명이 나와 내 가족의 피와 살과 영혼을 살지울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식사는 하나님이 만드신 다른 생명의 사랑을 받는 일이자, 받은 사랑을 다른 생명에게 되돌려 주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 지구는 아름답게 되살아날 것입니다.

올해 환경주일엔 십자가를 짐으로 생명을 회복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자신이 상처입힌 생명에 대해 진정으로 통회하고 그들을 내 형제 자매로 받아들입시다. 그러면 만물의 화해자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희망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 기독인이 먼저 욕심을 버리고 가난한 마음으로 다른 생명에게 사랑을 베푸는 생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다행히 올해 환경주일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중심으로 몇몇 교단에서 '생명의 밥상으로 몸과 지구를 살리소서'라는 주제로 기도의 제단을 쌓습니다. 온 성도들이 생명의 밥상을 차리고 공손히 먹어 하나님의 거룩한 성령이 깃들어 있는 몸을 살리고 거기서 힘 얻는 대로 다른 생명에게 되돌려 줍시다.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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