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들의 올바른 선거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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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독교인들이 유권자의 올바른 권리 행사 운동에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날로 커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1998년의 투표율 52.6%를 밑도는 사상 초유의 투표 포기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중앙선관위의 조사에 의하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42.7%에 불과하다. 특히 2,30대는 30%를 크게 넘기지 않았다. 1998년에는 67.8%였던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유 있는 유권자 선거 무관심

유권자가 지방선거에 무관심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유권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에 불신과 환멸을 느껴 선거무대에서 대거 이탈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소비자인 유권자의 무임승차 속성을 들어 낮은 투표율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첫째,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지방정치인들의 부정부패로 인한 사법처리 소식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유권자의 의욕을 꺾어 놓고 있다. 민선 2기 지방자치단체장의 1/5 이상(50여 명)이 비리 혐의로 사법 처리되고 있으니 시민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둘째, 정치적 자원을 독점하는 고질적인 지역분할 정치구도는 시민사회의 분노를 낳고 있다. 정치적 자유경쟁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지역 토호와 유착한 기성 정치권이 시민들을 기계정치에 동원하려 하는 비상식적인 구조가 계속되는 한 시민들의 냉소와 분노는 더욱 커져갈 것이다.

셋째,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이용돼 대선의 전초전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본래 의미가 사라진 지방선거를 보며, 유권자들은 여전히 정치권만의 잔치가 돼 버렸음을 혐오하고 있다. 지방자치와 풀뿌리 주민참여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 등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활과 복지공동체를 만들기 원하는 시민들의 소박한 꿈은 여지없이 깨져 나가고 있다.

사회의 희망을 밝히는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

자포자기와 패배주의가 능사는 아니다. 최소한 '차악'이라도 고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지역사회의 정치적 자원은 여전히 기득권 세력의 손에 들어가 지역주민의 복리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또 투표율이 낮아지면 조직과 돈의 위력이 커지고 불법선거가 만연해 진다. 정당과 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도 쉽게 저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민 위에 군림하게 된다.

유권자의 권리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숫자가 유권자운동에 참여하면 시민들이 참정권을 회복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의제를 수용하겠다고 한 약속과 자신의 공약을 꼭 지키도록 강제해 살 맛 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나서야 한다. 깨어 있는 시민의 소중한 주권 행사를 위해 △반드시 투표하기 △투표 포기하려는 이웃 5명 참여시키기 △공약·도덕성·자질·선거운동 등을 기준으로 좋은 후보 고르기 △유권자운동에 회원으로 가입하기 △선거 뒤에도 유권자운동단체의 시민사회활동 참여하기 등 유권자의 올바른 권리 행사운동에 나서야 한다. 소박한 시민들의 좌절을 희망으로 돌려세우는 일은 선한 사마리아인에게 주어진 임무다.

심상용(서울YMCA 시민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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