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보여준 핵심적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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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한국과 폴란드의 축구시합이 있었다. 이 날 전 교인들이 교회에 모여서 바디 페인팅을 하고, 응원도구를 들고 함께 흥겹게 응원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 날의 승리로 말미암아 히딩크가 주는 교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기왕 히딩크의 강점을 분석하는 김에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히딩크는 우리에게 몇가지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1. 이론의 중요성
이전에는 시합에서 잘 하지 못하면, 무조건 정신력이 달려서 그렇다는 식으로 몰아붙이곤 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력이고, 실력 이전에 중요한 것은 이론이다. 히딩크는 매우 과학적으로 시합을 분석하고, 대비한다. 스탭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분석사들이다. 이론없이도 한 두번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승리하는 강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히딩크는 이론의 중요성에 대해서 매우 강한 확신이 있는 듯하다. 모든 운동에서 탁월해지기 위해서는 훈련 못지 않게 이론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론서를 많이 읽은 사람이 장기적으로 강해진다.

농구를 잘하고 싶은가? 'NBA 농구 독본'같은 것을 읽어야 한다. 하다못해 카드 놀이에 강하고 싶은가? "이렇게 하면 카드에 강해진다" 같은 책을 읽어야 한다. 탄탄한 이론이 뒷받침된 철저한 훈련이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승리는 머리 싸움이다.

경쟁의 중요성
보통 감독 같으면, 본선 진출 몇 달 전에 주전에 대한 발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히딩크는 누구나 주전이 되기에 의심치 않은 선수 조차 주전이라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에 히딩크가 아니면 대표팀에 들어올 수도 없는 무명의 선수들을 키워내고 있었다. 자연히 주전에 대한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체력이 강한 선수, 다양한 포지션을 감당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에 대한 요구를 했다. 자연히 선수들은 감독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선후배의 위계질서, 상명하복의 구조로 굳어져 있던 축구팀을 자유로운 경쟁의 자리로 바꾼 것이다.

좋은 구조란, 최선의 선수를 찾아낼 수 있고, 최선의 선수를 양산해 낼 수 있는 구조이다. 히딩크는 바로 이 구조를 알고 있었다. 무조건 경쟁의 약점만을 들추어내며, 경쟁은 악한 것이라고 하는 접근이 있다. 경쟁을 죄악시하는 구조의 대표적인 것이 공산주의이다. 지금 그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그들에게 남은 것은 빈손과 마지막까지 주장하는 알량한 자존심뿐이다.

1인의 중요성
한국 축구를 바꾼 것은 다수의 선수가 아니다. 분명 한사람의 리더십이다. 우리는 종종 한사람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실제로 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것은 한 사람의 가슴 속에 있는 꿈과 비전일 때가 많다. 독선과 폐쇄성이라는 부정적인 부분으로 한 사람의 중요성을 부정하고, 대중주의를 추구하는 접근이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한 사람으로 인한 불붙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최근 중국에서 아주 인상적인 것을 보았다. 등소평은 모택동의 핍박을 받은 사람이다. 모택동의 사후 등소평이 정권을 잡는다.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천안문 광장의 모택동의 사진만은 내려올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택동의 사진은 건재하다. 그 이유는? 중국인은 영웅을 없애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영웅을 또 만들 뿐이다. 모택동도 영웅이고, 등소평도 영웅이라는 말이다.

시대마다 그 시대를 구원하기 위한 1인의 등장은 있기 마련이다. 그 시대의 그 1인 때문에 많은 성장이 있었다. 시대가 바뀐다. 이전의 영웅으로는 시대의 난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때 우리의 태도는 무엇인가? 과거의 영웅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웅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영웅을 죽이는 일에 쓸 힘이 있으면, 새로운 영웅이 되는 곳에 그 힘을 집중하면, 시대를 구원하게 될 것이다.

히딩크의 승리는 우리의 생각을 자극한다. 한 가지 사실을 통해서 성장과 발전의 원리를 도출해내고, 그 원리를 삶의 전 영역에 적용한다는 언제나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인생이 될 것이다.

전병욱 목사(삼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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