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결핍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교회

|  
최근 한국교계는 지도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의 20%에 달하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교회가 가진 엄청난 힘을 하나로 뭉치면 매우 효율적으로 선교와 구제활동을 펼 수 있고 사회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체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힘을 낭비하고 있다.

교계가 사분 오열되어 개신교 신도의 3분의 1밖에 갖지 못한 카톨릭보다도 대 정부, 대 사회 발언권이 약하고, 마땅히 끼쳐야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신학교가 난립하였으나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내실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는 몇 되지 않으며, 수많은 기독교 단체들이 있으나, 거의 대부분 지도력 부족으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은 개신교도 카톨릭에서처럼 교회전체를 지도하는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고, 개신교에 지도자들이 전혀 없다는 말도 아니다. 사실 한국 개신교처럼 큰 교회에서 한 분의 지도자가 모든 교회를 대표한다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만 서로 양보하고 도와서 어느 정도의 연합을 이룰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지도자들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도자의 수준은 피지도자들의 수준과 맞물려 있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적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도 피지도자가 그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낮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가치와 능력을 인정하지 안한 것이나, 구약시대의 참 선지자들이 왕들과 백성들로부터 배척을 받은 것이 그런 경우의 예들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너무 개인주의적이고, 질투심도 정상적인 정도를 넘어서 훌륭한 지도자의 출현이 매우 어렵고, 따라서 단결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그런 현상은 한국 기독교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도 한국교회에 훌륭한 지도자적 자격을 갖춘 분들이 없지 않고, 다른 사회에서 활동했더라면 충분히 훌륭한 지도자로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었을 분들이 한국에서는 그들의 능력과 가치가 이해되지 못하고 발휘되지 못하다. 특히 스스로 지도자연하는 소영웅들이 너무 많아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 사람들을 따르게 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진정한 지도자라 할 수 없다. 도덕적 타협과 원칙의 양보 없이는 지도자로 나설 수 없을 정도로 극한 상황이 아닌 한, 사람들의 추종을 받을 수 없다면 어딘가 약점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한국 사회가 정신적으로 그렇게 선진되어 있지는 않지만, 훌륭한 지도자가 전혀 발을 붙이지 못할 만큼 그렇게 막돼먹은 사회는 아니다.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라면, 추종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지도자를 따를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할 것이다. 오늘 날 한국교회가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피지도 자들의 자질도 그렇게 높지 못한 것은 역시 진정한 지도자적 자질을 갖춘 분들이 너무 적다는 것을 말해 준다.

어떤 이유에서이든 진정한 지도자의 결핍은 필연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한 집단이 당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앙가운데 하나는 자격 없는 사람에 의하여 다스림을 받고 지도를 받는 것이다. 유다가 받을 벌을 예언 하면서 이사야는 "그가 또 아이들로 그들의 방백을 삼으시며 적자들로 그들을 다스리게 하신다" (사 3:4)했으며, 그 결과로는 "백성이 서로 학대하며, 각기 이웃을 잔해하며, 아이가 노인에게 비천한 자가 존귀한 자에게 거만할 것"(사 3:5)이라 했다. 모든 질서가 무너지고 연합은 깨어지면 모든 사람, 특히 그 집단의 약자들이 그 피해자가 되고 만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사회윤리학)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