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 국제사회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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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한국영사관의 탈북 난민들을 중국 공안이 강제 연행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한중 양국간의 외교적 마찰로 번져가고 있다. 그동안 외국 공관으로 들어간 탈북자들은 제 3국을 거쳐 한국으로 보내던 중국 정부로서는 한국 공관으로의 진입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기획망명 사건 이후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에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수십만 중국거주 북한난민들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 되새겨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999년 (사)좋은벗들에서는 이미 중국내 2,500여 개 마을을 표본 조사한 결과, 중국 거주 북한 난민의 수가 최소한 30만명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들이 각종 인권 침해가 빈발하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린바 있다.

조사 결과 중국정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양식을 찾아 강을 건너온 이들을 불법입국자·불법체류자로 간주하여 무작위로 체포, 북한으로 강제 송환시키고 북한 정부는 북으로 송환된 북한난민들을 정치범으로 간주하여 더더욱 엄중한 처벌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경우 인신매매로 중국농촌에 팔려 가는 일이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탈북 청소년들도 일정한 주거지가 없이 거리에서 방랑 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추위와 배고픔, 피부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또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중국 폭력배들과 어울리면서 중국 국내의 치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정부에 대해 그들을 난민으로 분류하여 국제법의 보호 아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은 기존의 정책만 고수하고 이들이 처한 인권 상황의 개선에는 소홀한 결과 이번과 같은 기획망명 사건들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탈북 난민의 문제는 북한의 식량난에서 비롯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난민 문제는 현재 중국에서 거주하는 탈북난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식량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계속되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 행렬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우리는 한국정부와 북한정부,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하여 더 이상 북한 난민들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의견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 정부는 신속히 대북 인도적 지원을 아무 조건없이 즉각 시행해야 한다. 이에는 식량과 의약품, 그리고 옷·신발·소금 등의 기본 생필품과 비료 및 농자재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북한내의 식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 주민의 탈북 시도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북한 정부는 중국거주 북한난민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 이들은 배급이 끊어진 지 몇 년이 지나면서 집까지 팔고 나서 생존을 위해 마지막 결단으로 중국으로 도강을 해서 살길을 찾아 건너간 것이다. 북한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관대하게 처리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이들 탈북 난민이 생존을 위해 임시로 국경을 넘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들을 범죄자로 간주, 체포와 강압적인 수사와 강제 송환하는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이들을 임시로 거주할 수 있도록 신분 보장을 해 주고 자의든 타의든 이미 결혼을 한 여자들은 국제 결혼을 인정해야 한다.

미국정부는 더 이상 북한을 테러지원국가로 간주하는 미사일방어 정책을 강행하지 말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주어야 한다. 미국정부의 호전적인 대북정책은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어려운 경제조건에서도 군사력을 강화하게 되고 군사력 증강으로 인한 국가 경제의 부담은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침략배상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국제사회 모두가 일본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이 시점에서 한반도 분단의 책임까지 회피하려 해서는 안된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과 UN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여 더 이상 많은 수의 난민들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중국에 있는 수많은 탈북자들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UNHCR의 적극적인 활동을 요구해야 한다.

탈북자 문제는 어느 한 단체의 기획망명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북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하고 협의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북지원을 늘리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럴 때만이 식량난 문제와 탈북 난민의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

이승용 간사(좋은벗들 평화인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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