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문제와 관련하여, 열린네트워크는 한가지 비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비젼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장애인의 사회통합이 열린네트워크의 비젼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식과 제도가 다음과 같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먼저 의식의 면을 살펴봅시다. 의식적인 면에서는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일반의식이 시혜에서 인권으로 전환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 사회의 의식수준이 "장애인은 불쌍한 사람이니 도와주어야 한다."가 아니라 "장애인은 존엄한 인격체이므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당연히 누려야 하고 사회는 마땅히 장애인의 인간다운 생활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수준으로까지 고양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제도적인 면을 살펴봅시다. 우선 모든 장애인들이 장애를 입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장애에 대한 일체의 편견이 배제된 채 오직 실력만을 가지고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바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중증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먼저 중증장애인도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배려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립능력이 없는 중증장애인들이 다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중증장애인들의 경우에는 그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위를 유지하며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열린네트워크는 다음과 같은 단계적 접근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모든 장애인들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고자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후에는 중증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하여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그리고 복지서비스를 중심내용으로 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폭넓은 개선에 모든 역량을 쏟고자 합니다.
그리고 열린네트워크는 그 첫 단계로 모든 장애인단체 및 뜻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강연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국토순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2002 선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등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열린네트워크가 벌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운동은 단순히 장애인들만을 위한 운동이 아닙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운동은 궁극적으로는 이 땅에서 차별 받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운동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무한경쟁의 논리가 강조되고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입니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사회입니다. 사회적 약자가 기대고 설 바탕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공동체성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열린네트워크는 그런 현실 속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운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약자를 차별하고 무시하는 우리 사회를 향하여 가장 약한 자인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죽어 있는 양심을 깨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해 주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장애인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회적 약자들도 차별하지 않고 그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해 주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정말 모두가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운동은 우리 모두가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이라 할 것입니다.
열린네트워크 사무처장 변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