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주의 청년들을 새벽 이슬에 비유한 다윗의 언어를 다루는 능력과 문학적 감수성에 감탄합니다.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는 영적 혜안(慧眼)에 대해서도 부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다윗이 주의 청년들을 보면서 '새벽이슬'에 비유한 것은 아마도 소년시절 양을 치면서 동터오는 새벽녘에 풀잎에 맺힌 이슬을 보면서 느낀 감성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다윗이 왜 주의 청년들을 새벽 이슬에 비유했을까 곰곰이 묵상합니다.
다윗이 보았던 이 환상(비전)은 주님의 권능의 날에 이루어질 일입니다. 그 권능의 날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셔서 성령의 권능으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귀신 들린자들의 결박을 끊어 주셨고, 영적으로 눌린 자들의 멍에를 풀어 주셨습니다. 문둥병 걸린 자들, 혈루병을 앓은 여인들, 열병으로 신음하는 자들, 중풍병으로 거동도 못하는 자들을 고치셨습니다. 사회로부터 격리된 자들을 고치시고 회복하셔서 사람들과 함께 맘껏 삶을 나눌 수 있게 하셨습니다.
또한 풍랑을 꾸짖어 바다를 잠잠케 하셨습니다. 죽은 자를 살리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죄로 신음하는 자들의 죄를 사하시고 하나님과의 교제의 기쁨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친히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셨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하늘로 올리우신 바 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주의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은 강림하셨습니다. 성령받은 예수의 제자들은 전혀 새로운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세 번이나 부인했던 이전의 베드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는 듣는 이들의 가슴을 치게 했습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어찌할꼬"라는 탄식은 인간의 절대 절망의 절규였습니다. 그때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기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요엘 선지자의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는" 그 환상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임한 주의 권능이 시대는 새로운 역사의 길을 뚫어가고 있습니다.
다윗 왕이 보았던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환상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윗 왕이 보았던 주의 청년들에 대한 환상은 단수의 개념이 아닙니다. 복수의 개념이고, 집단의 개념이고, 거대한 무리의 개념입니다. 마치 질서정연한 훈련된 군대의 출현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다윗왕이 주의 청년들을 새벽 이슬에 비유한 것은 몇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새벽이슬은 먼지 묻지 않은 신선함 그 자체입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영롱한 이슬의 맑음처럼 순수함을 가진 주의 청년들의 등장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한 활력있는 모습입니다. '열정'(passion)이라는 단어는 청년의 삶을 함축하는 단어 중의 단어입니다. 순수하기 때문에 활력 있고, 열정을 불사를 수 있습니다. 의를 위해서라면, 그리스도를 위해서, 공동체를 위해서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들입니다. 거침없이 나설 수 있는 자들이 청년입니다. 계산하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부름에 기꺼이 신발끈을 동여맬 수 있는 자들이 청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들보다 더 큰 의미가 새벽 이슬이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있는데, 그것은 주님께 나아오는 청년들의 숫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무리의 청년들의 헌신은 나라를 바꿔놓고, 역사 풍향계를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현대 교회사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선교운동이었던 SVM(Student Volunteer Movement)운동 대학생들이 일으킨 선교 자원 운동이었습니다. 그 선교운동의 영향을 받고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선교사로 헌신하여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1980년 여의도광장에서 열렸던 세계 복음화 대성회 마지막날 밤 김준곤 목사님의 10만 선교사 파송에 대한 헌신 메시지는 젊은이들의 가슴을 움직였고, 그 날 헌신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장단기 선교사로 헌신했습니다. 1995년 5월 20일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렸던 SM2000 대회에 참석했던 8만 명의 대학생들은 민족의 복음화와 통일을 위해 통일봉사단으로 헌신했습니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C.C.C. 대학생수련회에서는 1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한 손에는 사랑을,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북한 선교와 세계 선교를 위해 헌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굵은 장대비가 쏟아져도 집회장을 떠나지 않고 민족과 세계 선교를 위해 울며 기도하는 주의 청년들, 개인의 비전과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허무주의와 이기주의로 신음하고 있는 대학가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기 위해 시간을 드리고, 물질을 드리고, 몸을 바치는 주의 청년들, 북한 동포 돕기를 위해 노동판에 뛰어들고, 장학금을 헌금하고, 신문 배달과 우유 배달, 모금운동에 나서는 대학생들, 세계 선교를 위해 어렵게 재정을 모금해서 해외로 떠나는 주의 청년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들을 보면서 필자는 민족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한국 교회와 이 민족에 미래가 없다고 말하거든 '기드온의 300용사 같고, 엘리야의 숨은 칠천의 하나님의 사람 같은 주의 청년들을 보았는가'라고 물어보십시오. 소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세대가 있다면, 민족의 심장에 예수의 피를 흐르게 하는 피 끓는 주님의 용사들이 있음을 알려주십시오. 민족의 심장 같은 열정 빅맨, 그들이 있기에 밑동 잘린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고 있음을 알려주십시오. 민족의 현실을 끌어안고 21세기 통일 한국의 문을 열고 복음화 된 민족의 꿈을 이뤄낼 '아름다운 청년들'이 있는 한 민족의 미래는 소망이 있습니다."
지금은 구원의 날이요, 은혜의 날입니다. 주의 권능의 날입니다. 영적으로 죽은 자들이 피묻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살아나고, 영적으로 귀머거리인 자들이 귀가 열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되고, 앉은뱅이가 일어나 복음 전선에 뛰어들고, 눈먼 자가 눈을 떠서 하나님을 보게 되는 능력의 날입니다.
생명과 은혜가 넘치는 주의 권능의 날에 민족의 심장 같고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특별한 사명을 받아 한 길을 가는 대학생운동가들의 보람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이름 없이 빛도 없이 찬송하며 가오리다"라는 찬송처럼 중심을 담은 고백과 헌신을 다하는 주의 청년들, 그들의 나아옴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뜁니다.
김철영 간사(C.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