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과학인이여, 일어나라!

김봉규 기자  bkkim@chtoday.co.kr   |  
DNA 구조 결정과 함께 20세기 후반부터 몰아친 생명과학의 열풍은 수많은 이들로 하여금 질병극복과 식량문제 해결이라는 호기심 어린 '희망의 메세지'를 향한 꿈을 꾸게 했다.

수많은 과학도들이 이 분야에 뛰어 들어 생을 바쳤고 그들중 일부는 '생명공학 벤처'라는 기업을 탄생시켜 인류의 문제를 해결해 줄 '황금알을 낳는 DNA'를 조작해내기 위한 밤낮 없는 연구에 몸을 사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본 증식의 기회를 포착한 대기업들은 앞다투어 생명공학 계열 회사들을 출범시켰다.

이러한 투자로 인해 개발된 물질과 제품들은, 그러나, 극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미완의 유토피아를 건설해 가고 있을 뿐이다. 개별회사들이 엄청난 위험 부담을 안고 개발한 제품을 값싸게 시장에 내놓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진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biopia(바이오 피아 - 생명과학으로 이루어지는 유토피아)'를 이루어 보려는 노력은 계속되었고 급기야 20세기 말에 가서 '생명의 복제'라는 성역을 침범하게 되었다. 현재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복제기술을 악용하여 조악한 연구 수준과 시설을 가지고 "인간 복제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방종'에 대해 기독교계를 비롯한 종교계는 거센 반발을 하고 있지만 자본과 국가 이익을 앞세우는 논리 앞에, 그리고 일확천금의 성공신화에 길들여진 과학기술인들의 저돌적인 도전앞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엘륄협회 이사이자 엘륄 포럼의 책임자인 크리스챤 교수(일리노이대)는 지난 11일 열린 '엘륄과 과학기술 세미나'를 통해 이러한 상황에 처한 기독인들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일단의 시사점을 제공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엘륄의 사상을 전하며 이 시대의 기독인들은 기술성과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 기술 영역에서 차단되어진 책임의 언어, 즉 '예언자적 증언'을 내뿜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예언자적 증언을 가장 절실하게 내뿜어야 하는 사명이 크리스천 과학기술인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과학 기술인들이 처한 현실은 그들로 하여금 그러한 사명의식을 품고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국의 과학기술인 대부분이 '지식인 노동자'라고 할 만큼 격무에 시달리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과 환경을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격무를 시킬수록 더욱 번성했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상황과 여건이 어려울수록 더욱 흥왕했던 선교의 역사를 또한 기억해야 한다. 이제는 과학기술계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그들이 과학기술의 방향을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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