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네이드 社의 위험한 도전

김봉규 기자  bkkim@chtoday.co.kr   |  
지난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바이오 퓨전텍(클로네이드사 한국지부)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교계는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들도 상당한 우려의 뜻을 표하고 있다.

21세기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생명공학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학자들의 경우, 이번 기자회견으로 인해 생명공학 전체에 대한 반감과 불신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주목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신 여론이 팽배해지면 생명공학 분야의 투자가 얼어 붙게 되어 한국의 의학과 생명공학 발전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단체의 경우 인간복제 과정에서 만연될 수 있는 생명경시의 풍조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부와 입법기관, 사법기관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고 있다.

그리고 교계와 기독교 NGO 단체들도 인간복제가 창조주로부터 부여된 생명의 신성함과 온전한 보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인간복제에 대한 비난여론을 형성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클로네이드 기자회견이 갖는 의미는 지금까지 이뤄진 인간복제 논의와는 다른 시각에서 조망해야만 파악할 수 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났듯이 클로네이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생명복제(cloning)를 통한 육체와 정신의 '영원불멸'이다. 'UFO 신앙'과 성경을 연결시킨 사상적 체계 위에 회사가 설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육체적인 차원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 불임과 난치병의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주류 생명공학계의 시각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클로네이드의 목표가 현실적인 것인가를 논외로 하더라도 인간의 힘으로 '영생'을 얻을 수 있고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퍼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몇년전 텔로미어(telomere)와 텔로머라아제(telomerase)가 미국 증권가를 휩쓴 적이 있다. 염색체 끝부분(telomere)이 짧아 지는 것을 방지하여 세포수명을 늘려주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를 과학자들이 발견하자 그 효소의 기능을 강화하여 세포의 죽음과 노화를 막아보고자 한 시도가 도처에서 일어난 것이다.

만일 그것이 성공한다면 그를 통한 부의 축적은 상상을 초월하리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었다. 때마침 한 벤처기업이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의 기능을 강화해서 동물실험 중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자 투자가들은 너도 나도 달려들어 그 회사의 주식을 샀다. 그러나 동물실험에 들어간 쥐는 온몸에 암덩이를 달고서 죽어갔고 '영생'을 위한 꿈도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세포를 죽지 않게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죽어야 할 암세포도 죽지 않는 부작용이 생겨 실험용 쥐의 온몸에 암세포들이 증식했던 것이다.

클로네이드사도 세포융합기가 영생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도 UFO 라는 신비적인 요소를 전제하고 성경이 갖는 절대권위에 호소하여 투자할 '주주'들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의 일환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그렇다면 몇년전의 신화와는 달리 이번에 모집하는 사람들은 '주주'가 아니라 '신자'일 것이다. 몇년전의 투자자들은 돈만을 잃었지만 이번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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