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다원주의를 우려하며

김영빈 기자  ybkim@chtoday.co.kr   |  
얼마전 기독교회관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주최로 한신대 김경재 목사 및 벽안의 현각 스님 초청 '종교의 폭력성과 평화' 라는 주제의 목요신학마당이 열렸다.

본 신학마당에서 토론자들은 종교간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종교적 성숙인들이 나름의 깊은 종교적 철학을 담고 있는 타종교들에 대해 관용의 마음을 가지고 또한 각 종교의 진리의 담론체계 뿐 아니라 실천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레바논 등 세계 각지의 종교간의 분쟁으로 인한 신음소리 앞에 정당하게 보이며, 그 누구도 타종교인에게 자신의 종교를 함부로 강제할 수는 없는 시대 양상에 맞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종교는 서로 통하기에 기독교의 구원이나 불교의 해탈도 결국은 하나이며, 개인성숙 및 사회 구원을 위해서는 먼저 종교의 틀을 깨어 종교인들 간에 하나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토론회의 전반적인 주장은 각 종교의 존재 이유자체 조차 의문스럽게 만들 만큼 매우 위험스럽게 느껴졌다.

우선 예를 들어, 불교의 해탈과 기독교의 구원 간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울 정도로, 종교라는 같은 틀을 입고 있다는 것 외에 각 종교 간의 실질적인 동질성은 적다.

특히 예수가 구원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핵심적인 신앙고백으로 삼고 있는 기독교의 경우 기독교 뿐 아니라 타종교도 방법만 다를 뿐 같은 종착점을 향해 나아가게 한다는 주장은 기독교의 진리를 부정하게 함으로써 결국은 기독교 자체를 부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기독교를 기독교 되게 하는 진리에 대한 확신없이 기독교의 쇠퇴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으며, 강한 자기 확신이 결여된 사회 봉사 및 헌신의 힘은 미약할 수 밖에 없다.

타종교에 대한 존중과 평화의 정신은 잃지 않으면서도 기독교의 진리를 더욱 굳건히 수호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다종교 시대 기독인들의 자세가 되어야 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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