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와 한국교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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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사람의 통일을 위한 시금석

연일 매스컴 통해 보도되는 탈북자 문제는 이제 우리사회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탈북자들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 날뿐 아니라,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남한행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식량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탈북자들의 남한행렬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약속의 땅이라고 생각했던 남한에서의 삶은 만만치가 않다는 것이다. 남한으로 오는 것보다 남한사회 적응이 더 어렵다며 제3국으로 이민 간 탈북자도 있다. 우리가 3,000명도 안 되는 탈북자를 품지 못하면서 2,000만이 넘는 북한동포를 품는 통일을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아브라함처럼 본토 아비의 집을 떠나 온 탈북자들은 남북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보여는 주는 통일의 시금석이기도 하다.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는 것은 통일의 앞날을 밝게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통일의 길은 멀고도 험난할 것이다. 통일에 대한 냉냉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도 기독교인들이 탈북자 문제 해결에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탈북자 문제 정착문제는 통일과 관련된 문제일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이 하나로 통일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탈북자, 북한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
오늘을 사는 한국 크리스천 어느 누구도 다만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북한선교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북한선교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북한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북한은 분단이후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번도 서로를 진지하게 알려고 노력해본 적이 없다. 그 결과 남북한 사람 모두 서로가 스스로 설정해 놓은 가상의 틀 속(wishful thinking)에 상대방을 집어 넣고 있는 것이다. 북한주민들은 우리를 미제국주의 식민지하에 거지처럼 살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우리는 북한주민들을 공산치하에서 고생하고 있는 불쌍한 동포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 그 이상 알려고도 또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 되기를 원하고 계시며, 그래서 탈북자들을 남한으로 보내주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와 성정(性情)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을 무시하고 냉대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나라에 선교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와 언어를 배운다. 그런데 북한선교를 위해 북한을 연구하고 북한주민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연구하고 있는가? 만약 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면, 왜 3,000명도 안 되는 탈북자들이 우리사회 방관자로 존재하는가? 북한은 우리 국민 일반이 생각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북한사회와 주민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함이 없이 어떻게 북한선교를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북한선교를 하려면 북한주민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사는지를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을 통해 겸손히 배워야 한다. 그래서 탈북자는 하나님께서 북한선교를 위해 보내신 선물인 것이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종된 자세로 배워야
몇년 전 기독교 단체에서 "한국의 4만 2천교회가 국내외 탈북자 1만명을 품자"라는 캠페인을 전개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문제는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그 원인은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에 대한 이해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교회나 사회단체들이 탈북자를 만나면 정복자나 선생의 입장에서 그들을 가르치려고 한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해보았다. 내의지 대로 성경을 가르치고자 했지만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교만한 자세에서 벗어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섬긴 것처럼 종된 자세로 겸손하게 그들을 섬길 때, 그들이 주님을 받아드리고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결국 우리가 겸손하게 그들을 섬길 때, 그들이 주님의 품으로 돌아 올 것이며, 그들이 변화될 때 북한선교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북한에 문이 열렸을 때, 남한사람 100명보다는 복음화된 탈북자 한 사람이 더 큰 일을 할 것이다. 탈북자들이 비록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인내로 그들을 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도 변화가 된다. 하나님 눈에는 그들과 우리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탈북자 실업문제, 기독 실업인들이 앞장서야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탈북자들의 실업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필자가 경제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외국인을 고용하면 했지 탈북자는 안 쓰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미 그들을 고용해 보았으나 실망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경제논리로 보면 탈북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이 경제적일 지 모른다. 그러나 탈북자 고용문제는 경제논리로가 아니라 형제사랑의 논리로 풀어 나가야 한다. 그들을 경제논리만을 내세워 고용치 않을 경우, 그들의 실업문제는 우리사회의 큰 짐이 될 것은 물론 통일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나아가 통일이 되었을 경우, 그들과 똑같은 사람 북한동포 2,000만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통일 이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인들이 통일비용을 미리 탈북자들에게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에 탈북자들뿐 아니라 그들과 함께 일할 사람들도 탈북자들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얼마 못가서 서로 상처를 입고, 탈북자는 직장을 그만둔다. 이러한 일에 기독 실업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탈북자 이해를 돕는 교육필요
탈북자 문제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남한사회 적응을 강요할 뿐 우리 스스로 그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탈북자가 큰 마음을 먹고 교회에 나와도 눈인사 정도를 나눌 뿐 그 이상의 교제를 하기를 꺼려한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겠는가? 필자는 한국교회나 일반성도들이 북한선교와 통일을 원한다면 탈북자 이해를 돕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내에서 북한선교나 탈북자선교를 하고 있는 분이나 하고자 있는 분들은 필히 북한주민의 생각이나 행동을 알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 경우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우며, 북한선교 한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탈북자들과 접촉할 때, 그들이 교회에 안착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 북한사회에 주민들의 사고 행동양식을 배우게 될 것이며, 여기서 배운 경험들은 나중 통일의 문이 열렸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북한선교의 새로운 비젼, 북한이 끝이 아니다.
우리가 남한 땅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탈북자들도 자기 원해서 못살고 억압받는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남한에서 사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래서 우리는 탈북자나 북한주민들을 멸시하고 냉대해야 할 아무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오직 우리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주님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어야 할 것이다.

황무한 땅에서 온 저들이 연약한 우리를 통하여 죄와 고통의 멍에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변화를 받아, 사마리아 여인처럼 북한 땅에서 들어가 내가 만난 하나님은 이런 분이며, 나의 삶을 이렇게 바꾸어 놓으셨다고 외칠 때, 그 복음의 메시지를 듣는 북한 젊은이들이 세계 열방을 향해 나아갈 것을 상상해보라.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이며, 이를 보고 계실 주님의 얼굴을 생각해보라. 주님의 제자 되기를 원하는 우리가 계속해서 제사장이나 레위인처럼 그들을 돌보지 않고 언제까지 내버려둘 것인가?

조용관 박사(탈북이주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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