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막을 수 있는 묘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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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등 15개 기독교단체들로 구성된 <깨끗한 총회선거를 위한 기독교연합모임(이하 깨총협)은 2002년 9-10월 두달간 기독교교단의 총회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기를 요청하는 호소문 발송 및 총회장소에서의 배포, 그리고 피켓시위 등의 방법을 통하여 여러 교단총회에 호소한 바 있다. 안타까운 점은 그동안 수년간의 깨총협의 활동이나 교계언론의 노력이 무효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입후보자들은 물론 선거권이 있는 총대들이나 총대를 총회에 파송하는 노회나 총대들이 소속된 지교회들에게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평가는 최근 수년간 수명의 양심선언자들이 총회선거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증거한 바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9월 9일에 빚어진 최 덕기 목사의 87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의 부총회장 선거와 관련된 금품수수에 관한 양심선언과 그에 대한 통합측 총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무책임한 대처는 통합측 총회가 스스로 총회선거를 깨끗하게 치루려는 의도나 능력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러한 총회선거의 비리문제는 특정한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더 심각성이 표출된다. 자정능력상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남긴다. 게다가 이러한 총회선거의 비리 문제는 통합측 총회만의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 덕기 목사의 양심선언과 관련해서 깨총협에서는 9월 24일자로 부정선거재발방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총 6가지 항목으로 되어있는 성명서는 ① 깨끗한 총회선거에 대한 의지를 헌법에 명문화할 것; ② 총회산하 선거관리위원회를 총회선거와 관련된 모든 불법선거운동을 감시, 조사, 처벌하는 상설조직으로 확대개편할 것; ③ 모든 입후보자들은 선거자금내역을 공개할 것; ④ 선거당락과는 상관없이 모든 부정선거관련자들과 그에 대한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당선을 무효화할 것; ⑤ 금품향흥을 제공하거나 요구한 총대들은 반성하고 회개할 것; ⑥ 통합측 총회가 이러한 요구들을 수용하여 부정선거재발방지운동을 선도하여 한국교회와 총회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깨총협의 노력에 최덕기 목사가 주도한 예장통합측 총회에서의 금권선거회개운동을 전개하는 총대, 비총대, 성도들에 대한 1000인 서명운동이 9월 30일에 광주 양림교회에서 시작되었다.

통합측의 회개서명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에서의 교단총회의 선거 등의 개혁을 바라는 목회자, 평신도연합단체들과 기윤실, 혹은 깨총협과의 연대활동도 기대되는 바이다. 이와 같은 내외적인 깨끗한 총회와 교단개혁을 위한 노력들이 연합활동을 통하여 효율적이고 더 큰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 당위성은 수년간의 금권선거양상과 그에 따른 일련의 양심선언들과 이러한 만성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하여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전국적 규모의 총회의 금권타락선거는 개교회의 담임목사초빙과 장로 집사 등의 선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의 연장이며 확대판이다. 일반신도들이 가지는 담임목사와 제직들에 대한 선거도 일반 정치판이나 총회선거와 유사하면 유사했지, 공정하거나 개교회에 적합하고 신실한 일꾼들을 뽑는데는 무관심하거나 매표행위(買票行爲)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개개인의 자격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민주적 절차과정을 학습하지 못한 사람들이 노회에서 총대로 선출되어 총회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총회장선거가 교인들에 의한 직접선거도 아니기 때문에 총회의결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하고 총회에서 불법을 행하거나 정직하지 못한 총대들이 있다하더라도 노회나 개교회에서 그들을 소환하거나 책임을 묻거나 경질할 수 있는 권한도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총회개혁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면에서 총회개혁은 개교회의 선거와 제직자들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서 시작될 때에만 근본적인 개혁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본다.

성기문 총무(기윤실 건강교회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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