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에서 이루어 지고, 학교 및 기관, 또는 교회 등에서 다음세대에 대한 푸른 꿈을 소망하고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 과열경쟁의 여파로 학교교육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어 가정이나 교회에서의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학교교육의 붕괴 조짐이 보이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가운데 대안학교의 등장이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정부로 부터의 정식 교육기관으로 승인되지 않은 상태이고, 대안학교 재무구조의 부실 등의 이유로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계 안에서의 목멘 목소리지만 교회교육의 중요성을 재 강조하는 요청들이 다양한 각도로 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국가적으로 안고 있는 교육문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교회교육에 대한 대안 또한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이 없는 일시적인 처방책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참으로 많았다. 국가나 교회나 교육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대안책이 없는 듯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에서의 미디어교육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언급한다면, 이것 또한 '대안 없는 일시적인 미봉책(彌縫策)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회에서의 미디어교육이 교회교육을 회복하여 한국교회의 미래의 주역들을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내는 유일한 교육대안이라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한참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교회에서의 미디어교육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얼마전 한 신문에서 각 교단의 총회 보고에서 발표된 교단별 교인 수와 교회 수, 교역자 수의 변동사항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보도자료를 읽어 보았다. 그 기사에 의하면 교인 숫자는 각 교단별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지만, 이미 등록된 교인을 제외시킨 상태에서 새로 등록된 교인숫자를 기준으로 보고한 것이기 때문에 교인의 수평이동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대로 교회의 숫자는 늘고 목회자의 숫자는 비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고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원인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았다. 종교사회적인 관점과 영적인 관점에서 문제의 원인을 여러 각도로 살펴 볼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실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의 부재와 관심과 투자의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기성세대들이 지금의 청소년들과 청년시절에 경험해 보지 못한 컴퓨터로 대변되는 IT문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인식과 관심의 부족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을 무장해제 시킨 채 총성 없는 전쟁터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요즘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가장 많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성경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과서는 더더욱 아닌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무장된 대중매체이다. 이것은 불경스러운 말도 아니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해서 나온 우매한 소리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가정과 교회에서만 이런 현실을 애써 부인하려 들고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대응방안을 찾는데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시간은 10분이내 이고, 이것마저도 줄어들고 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시간과 모임은 주일날에도 학원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압력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개인적인 기도와 성경 묵상생활을 매일같이 하는 학생은 극히 일부이고 대다수의 청소년 크리스천들은 주일날 설교자로부터 듣는 15분 내외의 설교를 통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어려서부터 영상매체에 길들여든 터라 오디오로만 설교에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부교역자들로부터 쉼없이 듣는 얘기는 청소년교육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교회만 제외하고는 한국교회 대부분은 장년성도 대비 청소년부서와 청년부서의 비율은 기형적인 형태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청년과 청소년들을 교회에서 찾아 볼 수 없다. '현상 유지만 해도 청소년사역과 청년사역은 성공적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교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온 것이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성장둔화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외형적인 성장만 중시하여 젊은이들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기성세대 그리스도인들과는 달리 자기표현이 분명하고 사고방식이 디지털화 된 젊은이들에게 절대적인 순종과 침묵만 강요만 해 왔다면, 이제는 젊은이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 세상문화를 바르게 인식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전략을 가지고 대항하여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젊은이들에 대한 기성교회의 따뜻한 배려 중에 하나가 바로 교회에서의 미디어교육이다. 가정에서의 부모님보다 학교 선생님보다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대중문화에 쏟아 붓고 있는 젊은이들을 세상이 감당치 못하는 그리스도으로 키우고 싶은 비젼이 있다면, 미디어 교육은 필수조건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교회 젊은이들이 미디어를 매일같이 접하고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속화된 대중문화를 매일같이 접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민은 기도하고 성경만 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성세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사실이다.
요컨대, 대중문화 수용에 대한 성경적 이고도 분명한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교회미디어교육을 통해서 마음의 갈등과 신앙생활의 불균형 속에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도와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기회를 젊은이들에게 마련해 준다면, 우리를 둘러싼 대중문화 환경은 더욱 밝고 깨끗하게 변화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에 대한 교회의 진단과 정책대안도 이들을 통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미디어 교육은 답답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이유로 점점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는 현실적인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교회성장 전략으로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행1:8)는 예수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따라 기도와 말씀선포, 그리고 전도로 일관해 왔다면, 교회의 고립화와 성장둔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라'(창1:28)는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따라 자라나는 다음세대들과 기성세대 성도들에게 미디어를 바르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한국교회가 앞장선다면 세속화된 대중문화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들이 승리하는 역사가 나타날 줄 믿는다.
주성진(기윤실 문화소비자운동본부 정책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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