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복제 분야 연구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깊은 좌절과 함께 그들의 주장에 회의가 더해가고 있다.
우선 신빙성이 있는 내용인가이다. 현단계까지의 복제기술은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동물예에서는 성공률이 극히 낮다. 가장 많이 연구된 소만 보더라도 현재까지는 2~10%의 성공율을 보이고 있다.
클로네이드사의 브리지드 바셀리에 박사나 또다른 인간복제 주창자인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는 생명복제에 관련된 국제학회에서 전혀 생소한 인물이다. 지난 10년간 그들의 이름이 포함된 어떤 논문이나 과학적 발표도 접한 적이 없다. 특히 바셀리에 박사는 화학자로서 생명복제기술과는 다른 분야 종사자이다. 그들은 이번 복제아기 탄생 주장에 그치지 않고 가까운 시일내에 4명의 대리모에서 출산이 잇따를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지난 10여년간 오로지 동물복제 실험에만 몰두해온 필자로서는 전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아마도 실제 복제 경험이 풍부하고 노하우가 축적된 연구팀이라도 인간복제 실험의 초기 성공률은 난자 기준으로 보면 0.1% 미만일 것이다.
복제배아 유도단계부터 벽에 부딪칠 것이며, 대리모 착상 이후에도 많은 수의 태아는 유산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동일한 시기에 5명의 복제아기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수천~수만개의 인간난자가 동원되었어야 하는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그들의 주장은 10명의 대리모에 착상시도 끝에 5명은 유산되었고 5명이 분만대기중이라 한다. 이것은 소가 웃을 노릇이다. 10명에게 착상시도를 했다면 임신되는 확률은 1명 정도였을 것이며 그중에도 50% 이상은 유산을 했을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100% 착상 성공에 50% 분만달성이라면 그것은 인간의 과학적 성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오직 “신의 작품”일 경우만 가능한 사안이다.
또한 임신중에라도 양수에 포함된 태아의 일부 세포를 채취하여 복제아기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손쉽게 할 수 있는데 분만 후 몇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불과 2~3일이면 할 수 있는 일반적 기술임에도 말이다.
한마디로 의혹 투성이이다.
복제된 동물에서 뇌의 일부 형성부전, 심장중격결손, 폐 및 장의 기형, 척추신경기형, 면역체계 이상 등 심각한 이상 증상이 적지 않은 비율로 발생된다. 수십만번을 반복하는 실험에서도 아직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기형이나 생후 급사증 등, 복제기술은 불완전한 초기 기술이다. 이를 인간복제에 적용시켜서는 결코 안된다.
종교적, 윤리적 가치를 떠나 과학적 입장에서 보더라도 인간복제, 그것은 죄악이다. 과학자들이 이 분야에 집착하는 이유는 동물복제를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의약품이나 장기를 만들거나 배아복제를 통해 난치병 치료용 세포를 생산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복제가 아니다. 오늘도 40여명의 우리 연구팀은 새벽부터 오밤중까지 관악의 하루를 채우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인류의 복지를 기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여 맛깔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 건너에서 들려오는 인간복제라는 단어가 우리를 슬프게 하고 분노케 한다.
황우석 교수(서울대 수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