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가 시위를 시작할 때 격렬한 반발과 욕설이 있었다. 이로 인해 시위에 참석했던 몇몇 여학생들은 계속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시간 30분여 동안 침묵시위를 하던 기도회 반대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는 모습을 보고 본기자는 대형스피커 음성이 요란한 한기총 기도회 취재를 포기하고 이들을 따라 나섰다. 이들을 따라 가는 중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욕설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정동제일교회 맞은 편 건물계단에 앉아 오늘 시위에서 느낀 점들을 한 명씩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기도회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는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느꼈다'는 이들이 많았고 '전쟁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발표가 끝난 후 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통성기도를 했다. 박득훈 목사(산정현 교회)의 대표기도와 함께 시작된 통성기도는 30여분간 계속됐다. 박득훈 목사의 대표기도는 '상처의 치유와 지도자들의 회개'를 간구하는 내용이었으며 참석한 청년들도 이와 같은 내용으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어른들의 분노를 대하며 같이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끌어안고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본 기자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