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찬송가는 한국교회 천만성도가 모두 쓰고 있는 공용의 서적이라는 점에서 지난친 상업적 출판경쟁은 한국교회의 연합정신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현재 새 찬송가의 판권을 두고 일반출판계의 판권 획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는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
기독교서회 정지강 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기독교서회 정기이사회에서 찬송가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현재 일고 있는 찬송가 판권문제와 관련해서는 "찬송가가 너무 상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 출판계 관계자들은 정 사장의 이같은 의견에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연합정신을 반영하고 신앙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찬송가가 몇몇 기업들의 돈벌기 수단으로 전락하는데는 절대 동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반 기독 출판사들에서도 성스러운 책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권위를 실추시키는 데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갖고 독점판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곳도 있지만 취재 중에는 이에 대답을 꺼려하는 곳도 있어 은연 중에 독점판권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찬송가의 판권을 얻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반출판사는 없으나 언제든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일반 출판사들이 접근을 할 수 있어 기독교서회측에서 미리 이를 우려하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좋은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기독교서회가 그러한 주장을 하기 전에 먼저 돌아봐야 할 점도 지적한다. 서회에서 발간되는 찬송가는 내용과 디자인면에서 변화가 전혀 없고 오히려 일반 출판사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서회가 판권을 독점하게 되면 천만성도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새찬송가를 봐야 한다는 우려이다.
상업적 접근을 막아야 하지만 막는 주체 또한 결함을 갖고 있는 점이 현재 찬송가 판권문제의 딜레마이다. 이같은 딜레마는 기독교서회의 디자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쇄신이 선행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