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대북지원 경쟁?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예장통합과 기감의 대북지원 경쟁이 평양신학원 건축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총회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합의를 통해 평양시 대동강구역 청류동 동평양대극장 앞 대동강변에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에 이은 제3의 교회를 설립키로 했다 밝힌 이후 기감측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은 지난 9월 평양신학원 건축을 마무리 짓고 대북지원 방향을 온실건축으로 설정하고 최근에는 온실과 함께 교회를 건축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기감은 이같은 통합총회의 교회건축 지원에 대해 '부풀려 보도했다'고 의혹 아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총회가 공개한 북측과의 합의서에 의하면 통합측은 조그련이 제공하는 부지에 온실과 교회를 건축을 합의했으며 '교회' 뒤에는 괄호로 '기도처소'라고도 명기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기감측 교단지 12월4일자 신문에서 '북측은 기도처소로 이해하고 있으나 통합총회가 교회로 부풀려 보도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양교단은 평양신학원 지원을 두고도 줄 곳 마찰을 빚어 왔다. 평양신학원 지원 당시 통합과 기감은 지원영역의 경계선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지 못해 지원혼선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서도 양교단은 평양신학원 지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으며 통합총회는 평양신학원 건축 이후 온실건축에 주력, 양측의 마찰우려는 이제 더이상 우려로 남지 않을 전망이었다.

그러나 통합총회가 온실건축을 추진하는 첫 시점에서 또 다시 양측의 갈등이 빚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통합총회는 북한교회건축 기자회견 당시 교회와 기도처소 용어에 대해 "북측에서 소수의 인원이 모인다면 기도처소로, 다수의 인원이 확보될 경우 교회로 승격,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대북지원과 관련된 사항을 취재할 경우 종종 경쟁적인 지원으로 인한 혼선을 피부로 느끼기도 한다. 한국기독교라는 하나의 창구를 통해 진행돼야 할 사업들이 교단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난맥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한국교회가 함께 일으켜야 할 북한교회를 지나친 경쟁으로 오히려 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북한선교전문가들은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에는 북한의 '신의주특별행정구 기본법' 발표 이후 한국교회를 비롯한 해외교회가 신의주 교회재건에 비상한 관심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과열양상이 현재 한국교회의 대북지원과 같은 '난맥상'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됐었다. 한국교회는 이미 연변자치주에 대한 개교회와 선교단체들의 과시적, 표면적 선교로 인해 그 지역의 선교환경이 악화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개교단주의는 일부 북한선교단체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교단 혹은 연합기구를 통해 북한을 지원, 한국교회의 대북창구를 단일화해야 하지만 선교단체들이 직접 나서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북한선교 전문가들은 "선교단체는 교단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만을 담당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대북지원 난맥상 우려는 교단과 선교단체들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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