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해석학에서 성령의 역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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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준 교수 기고

I. 서론

르네상스(Renaissance)는 파괴와 창조라는 중심 주제를 동시적으로 사용하여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냈다. 이 주제는 에라스무스(Erasmus)와 같은 인문주의자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들의 영향으로 마틴 루터(Martin Luther)나 츠빙글리(Ulrich Zwingli)와 같은 종교 개혁자들은 개신교를 탄생시켰다. 우리는 21세기가 몇 년 지난 시점에서 모더니즘(Modernism, 현대주의)의 시대를 보내고 타자성(otherness)과 상이성(difference)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현대 후기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도 그 주제는 이름을 새롭게 바꾸어 위력을 발휘 하고있다. 해체(deconstruction)라는 이론을 통하여 모든 기존의 개념과 사상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종교개혁과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에 대한 도전과 파괴라는 속성에서는 비슷한 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장자들은 표준과 절대가 없는 상대적이며 불확성의 상태를 인정하는 반면에 종교개혁자들은 당시에 성경의 권위(auctoritas Scripturae)라는 확실하고 안정된 표준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 점이 크게 다르다. 따라서 우리들도 성경이 말하는 권위를 잃지 않고 이 시대의 변화를 극복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크리스천으로서 미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해석적인 측면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종교개혁은 기독교의 역사 뿐 아니라 세속사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준 신앙운동이었다. 이런 획기적인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때 여러 가지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종교개혁의 주체들이었던 마틴 루터나 츠빙글리 같은 개혁자들이 성경을 새롭게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었던 그들의 해석적인 행위를 꼽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시대에 우리 역시 성경에 대한 새로운 눈이 열려야 하고 성경을 현대의 시점에서 올바르게 해석하는 제 2의 종교개혁적인 사상이 있어야함을 느끼게 된다. 분명한 것은 르네상스 운동이 인문주의자들을 통하여 개혁자들에게 영향을 주어 당시 잘못된 로마 카톨릭 교회를 바로잡고 새로운 종교개혁에 영향을 준 것처럼 포스트모더니즘 역시 오늘날 기존 기독교 신학에 여러 형태로 영향을 주어서 과격한 포스트모던 신학을 만들고 있으며, 미래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기독교의 운동(unknown new Christianity movement of the future in Postmodernism, 이 용어는 필자가 만든 것임을 밝힌다)의 형성에 영향을 줄 것이다. 여기서 우리 신학도들은 우리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제2의 루터나 칼빈과 같은 미래의 새로운 기독교 운동의 선구자들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말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종교개혁의 근본적인 출발점이 올바른 성경의 해석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때 성경의 해석이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해석의 권위와 힘은 해석이라는 그 행위 자체에 있지 않고 오히려 정당한 해석을 주는 여러 가지 학문적인 방법들과 신학적인 방법들에 의해서 가능하다. 이런 방법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해석에 있어서 성령의 조명은 성경해석의 꽃으로 볼 수 있다. 성령의 역할이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라는 것은 루터와 츠빙글리 같은 종교개혁자들 이후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해석자와 성령의 관계를 칼빈의 입장에서 조명하려고 한다. 이런 맥락으로부터 바람직한 21세기의 해석자 상을 제안하려고 한다.


안명준 교수(평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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