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고 최관하 교사의 교훈

류정희 기자  jhryu@chtoday.co.kr   |  

'예배실 폐쇄 위기'를 극복한 영훈고 기독교반을 보며

최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영훈고등학교내 동아리인 기독교반(가스펠반)은 예배드리는 교실을 폐쇄당할 위기를 맞았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기독교반이 예배드리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기술실을 학교창고로 바꾸려고 하는 움직임이 불신자 교사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기독교반을 맡고 있는 최관하 교사(국어담당)는 지인들에게 '긴급 기도 요청' 메일을 보내고 이번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등학교에서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고 세상에서 상처받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치유하는 최 교사의 이야기와 어렵사리 신앙을 지키고 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는 기독교반 아이들의 활동은 이미 최 교사의 여러 저서들과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교회에 알려진 바 있다.

이번 위기도 최 교사와 기독교반 학생·동문들 그리고 이를 염려해서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의 기도, 교회에서 장로 직분을 맡고 있는 현 교장의 보호로 해결이 되었다. 최 교사는 이 모든 것이 '기도의 승리'라고 말한다.

세상에 타협하거나 상황의 논리에 빠지지 않고 신앙을 온전히 지킬 뿐 아니라 복음의 방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 교사의 이러한 모습은 타락한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 크리스천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특히 최 교사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신앙을 잃어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큰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최 교사의 모습은 평소 업무와 사회생활을 핑계로 말씀과 기도를 멀리하며, 술·담배를 가까이 하는 등 불신자를 방불케하는 선데이 크리스천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렇듯 타락한 세상에 휩쓸려 시류를 좇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어둔 세상을 밝히고 썩어가는 세상을 정화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기대하기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진정한 크리스천은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거짓된 세상을 뒤집어엎는 '창조적 소수'로서의 역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생활하는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 또한 활동하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자녀'이자 '세상을 구원할 자'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참된 크리스천이 되어야 한다. 그리될 때 영훈고에서 일어난 이 작은 기적들이 점점 확대되어 이 사회를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 나아가 세계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이제 영훈고 기독교반은 신입생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입생 100명을 목표로 새벽작정기도를 하고 있으며 포스터도 직접 제작해 게시판에 붙이는 등 홍보에 한창이다.

아직까지 학생들이 기독교반에 드는 것을 좋지 않게 보고 핍박하는 불신자 교사들이 있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며 나아가겠다"는 최 교사와 기독교반 아이들의 한결같은 믿음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영훈고 최 교사와 기독교반 아이들의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 '기도의 승전보'들이 이 땅 곳곳에서 울려퍼지길 기대해본다. 최 교사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이 변화되고 영훈고가 변화되었듯이 변화의 시작은 '나'부터이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바로 나부터 먼저'라는 의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사보나롤라

피렌체의 양심과 영혼을 뒤흔들었던 설교자

진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항거했던 거룩한 역사의 현장인 메디치궁 광장. 많은 여행객이 휩쓸려 지나가고 있다. 사보나롤라가 사형당한 자리에 표시된 표지석 위로. 러셀은 “역사는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대화, 토론, 소그룹, 모임, 회의

교인들이 원하는 소통, ‘방법’보다 중요한 건 ‘투명성’

‘소통’, 목회자와 교인 간 인식 차이 커 특정 직분자에 몰린 의사결정구조 거부 청년·여성 등 별도위원회 신설도 대안 교회 소식을 성도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목회자들은 ‘소통 방법’을 고민하는 반면, 성도들은 ‘구체적인 내용과 투명성’을 원하는 것…

여의도순복음교회

“강력한 기도의 열정 회복하는 계기 되길”

교회가 하나님 부르심 충실 응답해 복음 전파하고 세상 변화시킨 순간 이면엔 언제나 간절한 기도 선행돼 30번째를 맞이한 세계교회성장대회(CGI Conference)가 ‘오직 은혜로 부흥의 파도를 타자’라는 주제로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

대학총장포럼

대학 총장들이 수여하는 첫 ‘한국기독교대상’ 수상자는

목회·선교·봉사·교육·목양 부문 오정호·황덕영·이기용 목사와 김원광·정성진·옥성석 목사 수상 반성경적 사조에서 교회 지키고 불신 위기 타파, 거룩성 회복과 하나님 나라 확장과 사랑 실천 지난 10년간 연합, 하나님 은혜 말씀과 성령, 참된 회개와 갱…

외교부

외교부 “중동 선교사들, 안전관리 각별히 주의를”

중동 정세 불안 지속, 위난 대비 레바논·이스라엘 선교사들 빨리 항공편 등 통해 출국할 것 권고 외교부는 해외 파송 선교사의 안전 확보와 선교단체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지난 10월 17일(목) 홍석인 재외국민보호·영사분야 정부대표 주재로 ‘2024년 하반기…

통일부

“젊은 세대 통일 상상하도록 교계 역할 해 달라”

통일 교육과 북한 인권, 억류자 대한 교계 관심과 협조 당부해 8.15 독트린 종교계 관심 요청 통일부는 지난 21일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2024년 통일부-기독교 정례협의회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수경 통일부 차관과 국가안보전략연구…

채식주의자

“한강 노벨상 받았어도, 학교 도서관에 폭력적 서적은 안 돼”

학부모들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그의 대표작인 의 학교 도서관 비치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하 전학연)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비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한강 작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