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의 인권론자들

류정희 기자  jhryu@chtoday.co.kr   |  

미국은 '성자의 나라'가 되어야 하는가

미국에 의한 이라크인 포로학대 사건이 전세계적인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한 미국인의 목을 베는 참혹한 장면이 알 카에다와 관련된 웹사이트에 공개되면서 전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CNN과 CBS방송,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관련된 이 단체는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발생한 미군에 의한 이라크인 수감자들의 학대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이 미국인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이 비디오에는 검은색 스키마스크를 쓴 다섯명의 남자들이 앞에 묶인 채로 앉아있는 미국인의 목을 베는 장면이 들어있다.

마스크를 쓴 남자들은 성명을 낭독한 뒤 희생자를 마루로 밀어내고 그가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그의 목을 벴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으로 카메라 앞에 그의 목을 들어 보였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의 생각과 기도는 그의 가족과 함께 한다"면서 "이것은 자유의 적들의 진정한 성격을 보여준다. 그들은 무고한 남녀, 아이들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이같은 행위는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같은 죽음을 맞이한 남자는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었다.

이와 같은 살해를 자행한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폐쇄적인 이슬람 사회의 인권유린 실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던 인권론자들은 일방적으로 미국에 의한 인권유린만을 부각시킨다.

물론 미국의 패권주의와 교만은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며 그들에 의해 인권이 유린된 자들의 한(恨)서린 심정을 같이 나누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인권유린이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서 자행되고 있는 것을 눈감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눈감고 끈질기게 미국의 인권유린만 찾아 헤매는 이유는 무엇인가 궁금하다.

본 기자는 미국의 인권유린 사례만을 찾아 헤매는 인권론자들을 '반쪽의 인권론자'라고 부르고 싶다.

그들은 진정한 인권유린의 괴수들에게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들은 계속 미국이 자행하는 인권유린의 사례만을 감시하고 폭로함으로써 미국을 '성자의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들의 소원대로 '성자의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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