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지금은 십자가가 필요한 때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얼마 전‘한국성지순례선교회’주최로 한국의 기독교 문화유산을 돌아보고, 그곳에 남아 있는 선교사들의 발자취와 수많은 순교자들의 희생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을 비롯해 개신교 최초의 교회인‘소래교회’, 선교사들의 쉼터였던‘지리산 선교유적지’,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살았던‘여수 애양원’등을 둘러보며, 이 땅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눈물과 피를 흘렸던 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

오로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수많은 핍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기까지 헌신했던 많은 이들로 인해,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위대한 기독교적 업적을 이루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기독교의 모습은 어떤가. 그 순수했던 신앙의 열정은 사라졌고‘선데이 크리스챤’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상의 많은 이들이 기독교를 향해“폐쇠적이다”, “교만하다”라며 멀리하고 있는 지금이다. 대체 무엇이 지금의 한국 기독교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기독교 문화유산들을 둘러 보며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바로 조선이라는 먼 동쪽의 나라까지 와서 온갖 위협을 무릎쓰며 복음을 전파하려 했던 많은 선교사들이 붙들었던 것은‘십자가’였다는 것이다.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온 몸으로 전하셨고 끝내 십자가에서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으셨던 예수님. 많은 순교자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가운데서도 평안히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죽으셨음을 알았던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 인구가 대략 25%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진짜 기독교 인구는 얼마나 될까. 부자가 드린 많은 돈 보다 가난한 과부가 내어 놓은 두 렙돈이 하나님께는 더 큰 것이 된다. 그건 과부가 내어 놓았던 두 렙돈이 그가 가진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25%나 되는 하나님을 믿는 이들이 있다 하더라도 단 한 명이라도 온 삶을 하나님께 바치는 이가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그에게서 더 큰 기쁨을 얻을 것이다.

이제 곧 있으면 부활절이다.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고 새롭게 다가올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날이다. 그러나 그런 기쁨을 누리기 위해선 십자가가 있어야 함을 우리가 꼭 기억하도록 하자. 지금의 한국 기독교가 있기 전 피를 흘리며 죽어간 많은 순교자들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희생을 가슴에 품고 100년 전 평양에서처럼 다시금 부흥이 이 땅에 임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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