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은 산하기구 21세기크리스찬연구원을 통해 ‘일본·중국과의 역사분쟁’을 주제로 제7차 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발제자로 나섰던 숭실대 대학원장 유영렬 박사는 일본과 중국의 ‘패권적·이기적·자국중심적 역사관’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독교 사상에 근거한 ‘인간중심·인류애적 역사관’으로 동북3국이 역사인식을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유 박사의 주장은 한국의 ‘일본내 양심적인 지식인 세력과의 연대’로 유 교수는 “다수의 양식 있는 일본국민과 시민단체, 특히 일본 젊은이들과 연대하여 인류공동 선을 위해 일본우익 제국주의적 언행을 물리쳐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KNCC는 같은날 열린 ‘한국교회 평화통일 정책협의회’에 일본의 역사왜곡과 영토분쟁 문제를 조망해 봤다. 이날 특별강연에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이용철 박사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및 영토 분쟁 문제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하고 “사안별로 일본 시민사회와의 공조관계를 통해 일본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양대기구는 일본의 독도망언과 역사 교과서 왜곡을 정면 비판하는 성명들을 발표해 왔으나 이처럼 이번 사태를 인류애적 차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평화적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독도 영유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 2개월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늦게나마 기독교적 정신에 입각한 대안이 양대기구를 통해 제시된데 대해 지식인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제안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천황궁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현지 시민들과 경찰들의 저지로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 채 입국한 일부 한국 목회자들의 상황과 비교된다. 당초 한국 목회자 9명은 25일부터 30일까지 천황궁 시위를 전개,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시위는 결국 일본 현지의 감정만을 자극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이번 일본의 역사왜곡 사태에 대한 ‘공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성경적 ‘인류애’를 품는다면 갈등과 분쟁이라는 감정적 ‘제로섬’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이라는 ‘윈윈’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