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사랑의 위대한 힘 보여준 영화 <우주전쟁>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우주전쟁>. 스티븐 스필버그와 탐 크루즈가 <마이너리티 리포트>이후 3년만에 다시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영화다.

기대했던 대로 <우주전쟁>은 개봉 첫주 143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관객동원에 대한 놀라움도 잠시, 영화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내는 반응들이 연이어 나오기 시작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일까. 허무한 결말과 나약하게만 그려진 주인공 탐 크루즈에 대한 아쉬움으로 영화팬들은 <우주전쟁>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스필버그와 탐 크루즈의 <우주전쟁>이 영화팬들의 반응처럼 그렇게 아닌(?) 영화일까. 분명 <우주전쟁>은 이전 스필버그가 보여줬던 SF영화와 조금 다르다. 스필버그의 의중은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생각하는 <우주전쟁>이 위대한 이유는 이 영화에서 성경적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레이(탐 크루즈)는 딸인 레이첼(다코타 패닝)과 아들 로비(저스틴 채트윈)와 함께 지구인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을 피해 도망을 친다.

어떻게든 괴물들로부터 멀리 벗어나려는 레이와 달리 괴물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그의 아들 로비. 로비는 결국 레이곁을 떠나고 마는데... 그러나 레이에게는 오직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겠다는 확고한 의지만 존재할 뿐 괴물들과 맞서려는 그 어떤 노력도 없다.

악과 맞서 싸워햐 하는 것이 아닌가? 왜 레이는 그토록 나약한 존재로만 그려질까.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약해빠진 ‘비겁한’ 레이가 아니었다. 기자가 느꼈던 레이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지키려는 위대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딸인 레이첼이 위험에 빠졌을 때 그동안 괴물들을 피해 도망다니기만 했던 레이는 목숨을 걸고 괴물 앞에 선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아버지는 자신의 목숨도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강함이란 바로 사랑에서 온다.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비록 나약한 아버지 레이의 모습이었지만 그는 딸이 위험에 빠졌을 때 위대한 사랑의 힘을 드러낸다.

<우주전쟁>의 거대한 괴물들이 지구의 공기를 마시는 순간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는 영화의 결말이 비록 허무하긴 했지만 스필버그는 인간의 운명과 관련된 영화의 결말 보다는 나약한 인간을 통해 보여지는 진정한 강함을 이 영화를 통해 그리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영상과 더불어 SF와 공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평가를 받은 영화 <우주전쟁>. 비록 영화팬들이 기대했던 ‘스필버그표’ SF는 아니었지만 ‘거장’ 스필버그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던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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