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트리나 피해 공동구호 기자회견까지 열었는데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지금 한국교회는 미국 루지애나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복구를 위한 구호 움직임이 한창이다. 국무총리 주재 경제5단체와 종교계 인사 간담회에서 기독교계가 정부의 구호지원 목표금액인 3천만불의 1/10인 3백만불 모금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부예산에서 5백만불과 한국적십자사 5백만불 외에 기업과 종교계가 참여하는 총 3천만불의 구호물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에 앞서서 ‘미국을 도울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것이 한국교회를 움직이고 있는 전반적인 정서다. 지난 6일 카트리나 구호를 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백도웅 목사)가 공동으로 KNCC 총무실에서 ‘한국교회 300만불 모금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 앞에 긴급구호를 요청할 때 한국교회는 양기구의 협력을 기대하고 서로의 손을 굳게 붙든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보여졌던 양 기구의 협력상황은 보는 이를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9일 이어진 미국 카트리나 이재민 구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KNCC 인사들의 참여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재민 구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는 한기총 최성규 대표회장, 한기총 김요셉 공동회장, 예장통합 조성기 사무총장, 한기총 공동회장, 예장합동정통 안용원 총회장, 예장 브니엘 이종복 총회장 등으로 모두 한기총 가맹교단 및 한기총 관계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카트리나 구호에 ‘한국교회’의 명칭을 사용하는 이유는 한기총과 KNCC 대표가 국무총리 주재 간담회에서 300만불 구호를 함께 약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300만불의 모금을 한국교회 앞에 호소하는 기자회견은 KNCC 총무실에서 양기구 대표와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서 진행됐다. 이런 상황 가운데 9일 각 교단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한기총과 KNCC가 함께 자리하지 못한 모습은 6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교회 앞에 구호활동을 호소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특히 한국교회 앞에 300만불 모금을 함께 호소했던 신경하 회장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교단장협의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하고 있었으며 카트리나 구호 간담회에 참석해야 할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일정이 중첩되는 등 나름의 사정이 있겠으나 공동 기자회견까지 개최한 시점에서 실질적인 구호활동을 위한 간담회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은 한국교회 앞에서의 약속과 공언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도 비춰지고 있다. 양기구가 카트리나 구호를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정부와 성도들과 약속했다면 반드시 카트리나 구호활동도 양기구가 함께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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