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회개’가 통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찬불가를 지은 작곡가의 찬송가”라는 이유로 새롭게 발행되는 ‘21세기 찬송가’(가칭)에서 빠질 위기에 처했던 고(故) 나운영(기장 성남교회)의 찬송가를 마침내 교회에서 정식 찬송가로 부를 수 있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 안영로 목사)는 지난 제 90회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의 전원 찬성으로 21세기 찬송가에 나운영의 찬송가를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통합총회는 나운영이 “찬불가를 지었다”는 이유로 지난 제 88회 정기총회에서 21세기 찬송가에 그의 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의한 바 있다.

이번 통합총회가 보여준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교단 차원에서 결의한 일을 번복하고 나운영의 진심을 믿어 주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다. 이미 회개했다는 나운영의 진심을 믿고 그의 업적과 공로까지 21세기 찬송가에 남겨주는 것은 교단 차원에서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운영이 이미 고인이 된터라 그가 왜 찬불가를 지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나운영은 찬불가를 지은 것을 하나님 앞에 크게 회개하고 이후 죽을 때까지 찬송가만을 지었다”는 지인들의 증언만이 존재할 뿐이다. 실제로 ‘나운영 곡 금지명령 해제’의 건을 총회에 제출한 서울강남노회장 정태봉 목사는 “내 손에 피가 마를 때까지, 하나님이 저를 천국으로 부를 때까지 성가를 만들고 발표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나운영의 말을 인용했다.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하나님이 아닌 이상 실수를 저지를 수 있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알았을 때 그것을 인정하고 회개하는 태도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나운영의 회개를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며 더이상 그를 정죄해서는 안 된다. 회개가 용납되지 못하는 기독교라면 그것은 더이상 기독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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