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청년 한 사람이 다가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목사님, 어떻게 저의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지요? 이웃을 사랑한다는 개념이 잘 정리가 안돼요. 그리고 저는 절대로 이웃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구요...”
그 청년의 침울한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 말씀을 묵상하거나 설교를 들을 때마다 언제나 반복되는 것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우선 순위였습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지 못할 때마다 자괴감과 부끄러움이 내면에 넘실거렸고 언제나 그 말씀은 피하고 싶은 구절이었습니다.
이기적이고 나약한 내가 어떻게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인가? 나 자신조차 추스리기 힘드는데...
그러나 피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 이루었나니 갈라디아서 5:14” 이 한 마디의 말씀에서 율법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 말씀을 피하고서는 성경을 진실하게 대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했습니다. 이 말씀을 주셨을 때는 이 말씀대로 살 수 있는 길도 예비해 두셨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내 몸을 먼저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네 몸을 먼저 사랑하라”는 전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를 먼저 사랑하지 않고서는 ‘다른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서 이웃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위선이거나 거짓말일 것입니다.
크리스천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놀랍게도 자기자신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거나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에 휩싸여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얼마나 답답하고 불쌍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그리스도인이란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로 말미암아 자신의 전 존재가 회복된 사람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 세상에서 지치고 힘들고 상처받은 모습인 채 회복되지 못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하며, 감사치도 않는 병든 모습을 자기도 모르게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 자신의 부정적인 면만을 직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른사람들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조차도 사랑하지 못하는데요. 자기 몸은 예수 그리스도의 것입니다. 예수님의 것인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없겠지요. 그것은 나를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내어주신 그 크신 사랑을 외면하는 일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내가 내 안에서 갇혀 몸부림치는 동안, 우리는 주님을 저만치 멀리 세워놓고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주님이 나와 관계가 없는 한 나는 회복될 여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주님 앞으로 바짝 다가갑시다. 아니, 주님의 품속에 들어가 그 품에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깁시다. 내가 주님의 것임을 인정합시다. 그리하면 나의 영적 자존감이 점점 높아지고 이 세상에서 짓눌린 모든 압박감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또한 내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를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존귀한 존재라는 자각과 함께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고 그 다음에 이웃이 보일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이 단순한 진리를 모르고 이 말씀의 다음 구절에만 급급하여 스스로 자학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존재입니다. 주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주님의 회복케 하시는 은혜를 모르고서는 자기 몸을 사랑할 수 없는 자들이며, 더구나 이웃을 사랑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에게 내가 가진 이 소중한 진리를 나누어주는 것, 내가 소유한 보물을 나누어 주는 것이 첫번째의 사랑일 것입니다. 내가 소유한 보물이 무엇입니까? 나의 가장 빛나는 보물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또한 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그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고, 그의 필요를 기꺼이 채워주기를 원하는 것, 이 모든 행동이 이웃을 사랑하는 한 방법일 것입니다.
아프고 힘들고 주저앉고 싶은 당신에게 주님은 지금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네 몸을 먼저 사랑하라. 너의 영적인 자존감을 높이라. 너는 내 것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으니 너도 너를 사랑하라... 그런 후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강선영 목사(낮은울타리 가정예배사역원장)
[강선영 칼럼] 영적 자존감을 회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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