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을 할 때에 별 생각없이 외래어를 많이 쓴다. 그런 언어사용이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교를 할 때나 강연을 할 때에 영어나 일본어 등의 외래어를 자주 쓰곤 하였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래어를 쓰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한글을 좀 더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기는 윤태훈(尹泰勳, 1938~, 한양대 명예교수) 박사께서 쓰신 신문 칼럼을 읽고 난 후 부터이다. ‘휴대폰으로 한글의 지구촌화를’이란 제목의 이 글은 우리글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 글인가를 밝혀 주는 내용이었다.
이 글 중에서 소개하기를 얼마 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의 언어학자들의 모임에서 한글을 세계 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었다고 했다. 남들이 이렇게 알아주는 우리글에 대하여 정작 우리 자신들은 그 값어치를 미처 잘 모르고 있다. 한글이 지닌 뛰어난 장점의 하나를 윤 박사는 휴대폰 사용의 경우를 들어 다음같이 말해 주고 있다.
“한글은 지구상의 어느 언어보다 과학적이고 쉬운 언어이다. 특히 휴대전화 시대에 한글은 가히 괴력이라 할 수 있는 위력을 갖는다. 앞으로는 모든 음성과 문자의 통신, 문자와 영상자료의 전송이 휴대전화에서 이루어진다. 45개의 단추를 갖는 PC에서 가능한 중국의 한자나 로마자 알파벳은 단추가 12개인 휴대전화에서는 무력화된다. 한글만큼 빠른 속도로 휴대전화 문자전송을 할 수 있는 글자는 없다”
지구상에는 6,500여 종류의 언어가 있으나 그렇게 많은 언어들 중에서 문자를 가진 언어는 불과 400여 언어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문자를 가지지 못한 6,100여 언어들을 문자로 표기함에 가장 적합한 언어가 한글이기에 이 사업을 제대로 펼치면 한글의 지구촌화를 이루어 낼 수 있으리란 것이 윤태훈 박사의 제안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한 예로 한국 개신교는 세계 170여 나라에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 그 숫자가 무려 1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윤 박사의 제안으로는 이들 선교사들을 활용하고 한국 외교통상부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제3세계 여러 나라에 펼치고 있는 봉사활동을 활용할 수도 있다. 거기에다 휴대전화 판매망을 통하여 한글의 국제화를 실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제안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국경 개념은 점차 약해지고 문화로 하나가 되는 세계가 되어질 것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앞질러 한글을 지구촌화 하는 작업이야말로 얼마나 멋있는 사업이겠는가!
특히 최근 들어 아시아 여러나라에 한류(韓流)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게 되면서 한글에 대한 학습도 날로 확대되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흐름을 잘 활용하여 한글 교습에 휴대전화로 한글문자를 보내는 교육을 곁들이게 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어의 경우 한문은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언어구조이다. 이런 사정을 잘 살펴 중국에서 휴대전화로 한글문자보내기를 장려한다면 한글 보급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담임, 두레공동체 대표)
[김진홍 칼럼] 한글과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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