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학급은 성적이 늘 전교 꼴찌였다. 담임은 "모든 일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해야 최고의 성과를 얻는다"는 신념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수능시험을 몇 달 앞둔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들어와 학생들에게 말했다.
"이놈들아! 청소 좀 하고 살아라. 교실이 이게 뭐냐?"하면서 야단을 쳤다. 학생들이 머쓱해져 있는데 담임선생님은 느닷없이 학생들에게 교실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그리고는 책상을 뒤로 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단체기합이라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쭈뼛거리며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담임선생님은 두 팔을 걷어붙이고 교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청소를 하시다가 그만 두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그만 빗나가고 말았다. 선생님께서는 교실 청소를 마치고 나서야 학생들을 교실 안으로 들어오도록 허락하였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다음날 일어났다. 어제와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것이다. 교실 밖에서 기다리던 학생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루 이틀 저러다가 그만두실 것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의 마음이 조금씩 불편해져 갔다. 그도 그럴 것이 담임선생님은 그 다음날도 계속 청소를 하셨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그런 담임선생님을 말렸으나 선생님은 막무가내였다.
학생들은 안절부절 견딜 수 없었다. 선생님은 교실, 복도, 그리고 화장실 바닥까지 윤이 나도록 닦고 또 닦았다. 선생님이 청소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학생들은 선생님을 겨우 말릴 수 있었다. 선생님은 마지못해 빗자루를 내려놓으면서 말씀하셨다.
"깨끗하냐?"
학생들은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예..."
선생님이 이어 말했다.
"것 봐라. 너희들도 한 번 하고 싶은 일을 이렇게 해봐. 얼마나 재미있고 능률이 오르는지 알게 될 것이야."
그 순간 교실은 숙연해졌고 학생들은 무엇인가 깨달은 눈치였다.
그날부터 학생들은 몇 달 남지 않은 시험에 대비해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일'에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다음 시험에서 그 반은 전교 2등으로 올라섰다. 선생님은 청소라는 방편을 통해 학생들을 감동시켰고 소정의 목적을 거뜬히 이뤄낼 수 있었다. 때로 감동은 기적으로 가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대응 집사(주식회사 브리앙산업 대표이사,극동방송 5분 칼럼, 명성교회)
[김대응 칼럼]감동받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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