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칼럼] 가족이 함께 하는 뜻 깊은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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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영 목사(낮은울타리 가정예배사역원장)
▲강선영 목사(낮은울타리 가정예배사역원장)

어린 시절 성탄전야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살아나는 계절입니다. 그 시절의 성탄전야에는 가족들이 교회에 모여 주님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여러 가지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성탄절이 되면 성탄의 의미를 깨닫기 위한 성극 공연이나 문화행사가 있었고, 선물을 서로 교환하고 새벽녘까지 올나잇 한 후 새벽송을 돌았습니다.

작은 읍내를 한 바퀴 돌고나면 읍내를 지나서 서사리나 대곡동(읍내에서 많이 떨어진 산골짜기 마을) 같은 꽤 먼 거리까지 작은 손을 호호불며 청년부 언니 오빠들과 집사님들과 함께 날이 새도록 새벽송을 돌았습니다. 일가족 전체가 새벽송에 참가한 가정도 여럿 있었는데, 유치부나 초등부의 꼬맹이들도 이날만은 잠도 잊은 채 신나게 뛰어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가정들이야말로 성탄절을 참으로 의미있게 보낸 가정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족과 함께 성탄의 기쁨을 목청껏 노래하고 세상사람들에게 알렸으며, 가난한 이웃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면서 자녀들에게 저절로 성탄절의 의미를 가르치는 신앙교육의 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기쁘다, 구주오셨네, 만백성 맞아라...” “노-엘, 노-엘...”

교인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집 앞에서 우렁차게 찬송을 했습니다. 그 동네 모든 사람에게 예수님의 오심을 선포하듯이, 찬송소리는 새벽의 찬공기를 헤치며 마을을 한바퀴 돌아 우주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새벽송의 레파토리는 단순했는데, 우리가 성탄절이면 늘 즐겨 부르는 찬송가 몇 곡을 선정해서 교대로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찬송이 끝나면 곧장 성탄절 성구 한 구절을 합창하듯이 큰 소리로 암송합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그러면 현관문이 열리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집주인이 나타나 맛있는 과자나 사탕, 떡, 강정 등을 한 광주리 줍니다. 우리는 그것을 다 모아가지고 교회로 가져오는데, 이렇게 모아진 음식들은 상당히 많은 양이 되곤 했습니다. 그것을 큰 푸대자루에 나누어담고 다음날 성탄절 기념 예배 후에 읍내의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곤 했습니다.

오늘날 성탄절은 그때만큼 교회가 성탄의 문화를 주도해 나가지 못하는 듯합니다. 세상은 환락의 분위기로 떠들썩하지만 교회는 너무 잠잠합니다. 성탄절의 의미가 왜곡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도 아기예수님에 대해서도 너무 침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벽송 문화도 거의 없어졌고 비신자들에게 성탄의 의미를 선포할만한 성탄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성탄절부터 우리 가정의 성탄절 문화를 하나씩 정착시켜나가면 어떨까요? 모든 크리스천 가정에서 성탄문화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이 땅의 성탄문화는 더 이상 세상문화가 주도하지 못할 것입니다.

첫번째 제안

성탄절의 가정문화를 위하여 시도해 볼 만한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아이들과 함께 성탄절을 앞두고 비신자 가족이나 친지, 친구에게 선물할 카드를 만드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요즘엔 기독교의 신앙이나 성탄의 의미를 담은 성탄절 카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슴과 눈썰매 그림이나 산타클로스 그림, 유명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있는 카드 등 예수님의 탄생과 전혀 무관한 그림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탄의 의미가 듬뿍 들어있는 ‘우리가족표 성탄카드’를 정성껏 만들어 보내면 받는 사람도 무척이나 기뻐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종이와 크레파스, 물감 등을 준비하고 성탄의 의미를 상기할 만한 내용으로 그림을 그린 후 색칠을 하고 아이들에게 그 의미를 설명해 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림이 훌륭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카드에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든가, ‘축 성탄’같은 상투적이고 애매한 메시지 대신에 “우리를 위하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구세주로 이 땅에 태어나셨습니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정확한 메시지를 적어 주세요. 성탄절이야말로 전도하기에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도 성탄절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또 마음이 활짝 열려있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제안

또 성탄절에 많이 불려지는 캐롤들 중에 성탄절과 관계없는 노래들을 찾아내는 게임을 해보세요. 예를 들면, 루돌프 사슴코, 실버벨, 산타클로스, 북치는 소년,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 가사에 성탄의 의미를 전혀 담고 있지 않는 것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탄절에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별해 보세요. 성탄절의 의미가 잘 부각된 찬양가사를 음미하며 노래하다보면 자녀들이 성탄절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성탄찬양을 부르는 ‘성탄절독창회’를 가져보세요. 가장 잘 부르는 사람에게 작은 상을 준비해서 아빠가 수여해주면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가 될 것입니다.

세번째 제안

그리고 성탄의 주인이시며 낮고 비천한 모습으로 말구유에 태어나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을 특별히 섬기는 기회를 가져보세요. 자녀들과 함께 불우한 이웃들을 방문하고 선물을 전달한다면 아주 뜻깊은 성탄절이 될 것입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뿐만 아니라 각 가정이 속해 있는 지역에 사는 소외된 이웃들을 방문하면 좋습니다. 그런 분들에 대한 정보는 동사무소나 구청의 사회복지담당자에게 가서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가난한 자들과 함께 나누는 성탄절은 겸손하게 오신 예수님의 뜻입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성탄절에 자기가 갖고 싶은 선물을 받고싶어 안달을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가족행사를 통하여, 성탄절이 내가 갖고 싶은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는 날로 인식할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네번째 제안

자녀들과 함께 성탄절을 맞이하여 하나님께 받은 여러 가지 감사의 일들을 자세히 기록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성탄의 의미를 깊이 나누다보면 저절로 감사할 내용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 내용들을 가지고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기도하는 순서도 가져보세요. 또한 성탄절기는 연말연시와 가까이 겹쳐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족들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새해의 계획을 믿음 안에서 세우며 새해의 기도제목을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성해 보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섯번째 제안

성탄절 전야에 될 수 있는 대로 모든 가족들이 함께 모여 가정예배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가정예배를 드리는 동안에 위에 제시한 방법들을 모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정예배를 드리는 동안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이 성취되는 가슴떨리는 순간을 말씀을 통해 정확히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예배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며 성탄절의 의미를 자녀들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제 성탄절의 회복 운동이 가정에서부터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어 신앙의 토대를 든든히 세울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가족들 간에 더욱 사랑과 신뢰가 돈독히 쌓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성탄절은 반드시 가족들과 함께 맞이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지내게 되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성탄절은 타락한 세상의 문화에 동화되려는 모든 프로그램을 중지해고, 가족이 모두 모여 거룩하게 맞아야 합니다. 이 땅에 구원을 완성하기 위하여 예수님이 오신 날을 기념하며 우리의 신앙을 다시 한번 점검하며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경배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강선영 목사(낮은울타리 가정예배사역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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