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성직자의 아름다운 변신

류정희 기자  jhryu@chtoday.co.kr   |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성탄을 앞둔 얼마 전 불우이웃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매일 밤 붕어빵 장수로 변신하는 한 젊은 신부(神父) 이야기가 보도돼 화제가 됐다. 하나님의 '아름다운 변신(?)'이었던 예수님처럼 성직자의 이 변신은 추운 겨울 많은 이들에게 따스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선물했다. 성직자의 가운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불우이웃을 위해 붕어빵 굽기를 쉬지 않았던 신부의 손은 거룩한 성당 한 켠에서 드리는 기도 못지않게 주님의 기쁨이 되었으리라.

감동은 때로 '붕어빵 장수가 된 신부' 이야기와 같은 충격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예수님의 탄생은 감동이자 충격이었다.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나 본 적이 없는 곳,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변신이었다. 죄많은 세상가운데 나타나신 하나님의 현현(顯現)은 인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나신 예수님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그 자체였다.

누군가를 위해 내 소중한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것. 타인을 위해 나 자신을 포기할 수 있는 것. 그것을 몸소 보이셨던 예수님이셨다. 다른 사람보다 더 부자여서,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기에, 다른 사람보다 더 능력이 많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세상의 권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먼저 내어놓을 때 가질 수 있는 권위, 먼저 섬길 때 섬김받을 수 있는 권위, 먼저 낮아질 때 높아질 수 있는 '섬김의 권위'였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세탁소에 옷걸이들이 걸려 있었다. 갓 세탁소에 들어온 새 옷걸이에게 아주 오래된 옷걸이가 말을 걸었다. "이봐, 자네가 옷걸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말게." 그러자, 신입 옷걸이가 물었다. "이미 전 제가 옷걸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왜 그렇게 내가 옷걸이라는 걸 강조하는 거죠?" 그러자 고참 옷걸이가 말했다. "가끔씩 말이야. 옷걸이들이 비싼 옷이나 고급옷이 자신의 몸에 걸리게 되면, 마치 자기가 대단한 것인양 착각을 하더란 말이지. 벗고나면 원래 옷걸이 밖에 되지 않는데 말이야."

우리 모두는 이처럼 옷걸이와 같은 존재들이 아닐까. 우리가 현재 입고 있는 것이 무엇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벌거벗으면 다를 것이 없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입고 있는 옷에 너무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마치 대단한 것인양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한 해를 마감하며 새해를 시작하는 이 즈음, 분주한 일상속에서 진정으로 있어야 할 우리의 자리를 찾아가자. 그리고 새해에는 우리 모두 각자가 발디딘 곳에서 '붕어빵 장수가 된 신부'와 같은 아름다운 변신을 꿈꿔봄이 어떨까.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45)"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감리회

감리회 아펜젤러·스크랜튼 선교 140주년 기념대회, 4월 6일 개최

준비위원장 박동찬 목사 등 참석 우크라이나 사망자 수송용 희망의 구급차 & 아프리카 급식비 전달식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이하 감리회)는 오는 4월 6일(주일) 오후 3시 30분부터 국내 최초 감리교회인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담임 천영태 목…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동대구역광장 가득 메운 탄핵 반대 국민들

부산·인천·춘천·구미·전주·대전 등 12지역서 일제히 “헌재, 국민 뜻 거역 못 해… 탄핵 인용한다면 반역” 서울선 젊은 연사들 대거 등장, 자유민주 수호 외쳐 대한민국 전역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가 8일 전국에서 동…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로 보는, 기독 의료인들의 헌신과 지속 가능성

OTT 넷플릭스 시리즈로 호평받고 있는 는 웹툰 및 웹소설 기반 작품으로,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가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지훈(백강혁 역), 추영우(양재원 역), 하영(천…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 기도회

“기도할 때, 탄핵 정국 끝나고 대한민국 새롭게 회복”

‘국가와 민족을 위한 부활절 준비 1차 기도회’가 2월 9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는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개최했다. 준비위원장 엄진용 목사 사회로 정동균 목사(기…

서울교시협

서울교시협, 신임 대표회장에 이기용 목사

섬김과 플랫폼 은사로 조화 도모 하나님 나라 이뤄지도록 섬길 것 오세훈 시장 “성경적 가치 절실한 순간, 든든하게 일상을 지키겠다” 서울특별시교회와시청협의회(서울교시협) 신임 대표회장에 이기용 목사(신길교회)가 선출됐다. 2월 10일 오전 서울 영등…

CGN

차인표·최종상 <바울로부터>, 제41회 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

출판문화상 총 158종 출품돼 최우수 9종, 우수 27종 선정 제41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에 최종상 선교사·차인표 배우가 쓴 가 선정됐다.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이하 출판문화상)은 한국기독교출판협회(대표 박종태 장로, 이하 기출협)에서 주관하는 기독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