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편지] 용서받지 못할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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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충영 박사(경북대학교 명예교수, 현 대구도시가스 사장)
▲정충영 박사(경북대학교 명예교수, 현 대구도시가스 사장)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조직폭력단 '크립스'의 공동창립자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51)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그는 갱단의 두목이었지만 갱단 반대를 외치는 전도사로 변신하여 2006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다시 이름이 올라가 5년 연속 노벨평화상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17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LA 도심 빈민가에서 성장하였습니다. 고교시절에 '크립파'를 조직했습니다. 그리하여 LA의 주먹세계는 파란 손수건을 넣고 다니던 '크립파'와 빨간 손수건을 넣고 다니던 '블러드파'로 양분되었습니다. '크립파'를 이끌던 그는 1979년 편의점 점원 1명과 모텔을 운영하던 대만계 이민부부 및 그 딸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1981년 사형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는 수감 중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청소년을 상대로 자서전 등을 통해 갱단의 실태와 위험성을 알리는 '갱과 마약', '갱과 폭력', '갱과 무기' 등의 책을 내었고 2004년에는 '크립파'와 '블러드파'의 평화협정을 중재하기도 하는 등 많은 선행을 행했기 때문에 2001년부터 5년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습니다.

그는 살인혐의는 부인했으나 갱단을 만든 것은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처음 조직을 만들었을 때는 사람을 괴롭히는 갱단을 일소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그건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 자신이 그런 괴물 같은 갱단으로 변해갔다"고 후회했습니다.

그의 삶을 다룬 '구원'이란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제이미 폭스를 비롯해 3만2000명이 그의 감형을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했지만 검찰은 '크립파'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무려 수천 건에 이르는 살인사건과 연계돼 있는 악질적인 갱단일 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개스퍼 교수는 "그의 폭력조직 반대 활동, 어린이를 위한 서적 발간 등이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면서 "그는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런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손실이다"고 주장하였고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재시 잭슨 목사, 연예인 등 각계 지도자들은 사형만은 면하게 해달라며 계속 청원해왔고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샌디에이고 등 4개 도시에서 윌리엄스 사형 감면 청원을 위한 평화행진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8일 윌리엄스 변호인 및 피해자 측을 불러 청문회를 가진 뒤 12월13일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한 번 저질러진 죄는 그 다음의 선행으로도 용서받지 못했습니다. 그가 행한 선행으로 노벨평화상의 후보는 될 수는 있었지만 사형을 면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모습이 그러하다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완전한 의(義)는 우리의 죄악을 용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완전한 은혜(恩惠)는 우리를 용서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은혜를 찬양합니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며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사 53:6]

정충영 박사(경북대학교 명예교수, 현 대구도시가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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