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응 칼럼] 떡볶이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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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응 집사(주식회사 브리앙산업 대표이사,극동방송 5분 칼럼, 명성교회)
▲김대응 집사(주식회사 브리앙산업 대표이사,극동방송 5분 칼럼, 명성교회)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사랑이 자신에게 복이 되어 돌아온 일화다.

나이 서른 여덟 살 된 윤 씨는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리자 살 길이 막막해졌다. 그녀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아이들의 교육과 삶을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다급한 나머지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그러나 장사 경험이 전혀 없는 그녀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나 처음 시작이라서 그런지 그녀의 포장마차를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어느 날 밤, 윤 씨는 포장마차를 정리하다가 남은 떡볶이와 순대를 보며 버리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정성껏 만든 음식인데, 그렇다고 집에 가져가 아이들에게 주자니 음식이 식어 버릴 것 같았다. 고민을 하다가 남은 음식을 일단 포장했다. 그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곳은 밤늦게까지 수업을 하던 한 미술학원이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늦은 시각까지 남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늦은 시각까지 젊은 학생들이 애쓰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배가 출출하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음식을 들고 학원으로 갔다.

지나가다가 밤늦은 시각까지 불이 켜 있는 것을 보고 들고 왔다면서 학생들에게 떡볶이와 순대를 건넸다. 한창 때의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학생들은 그녀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기 무섭게 떡볶이와 순대를 모두 먹어치웠다. 그녀는 학원 앞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왔다고 하면서 인사를 하고 나왔다.

다음 날, 윤 씨는 남은 음식을 싸들고 포장마차 앞에 있는 건물로 갔다. 수위아저씨들이 있는 당직실로 찾아가 음식을 나눴다. 그 다음날은 늦은 시간까지 건물 청소를 하고 퇴근 준비를 하던 청소부들의 일터로 갔으며,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던 가게에도 갔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사람들이 차츰 그 포장마차를 찾게 되었다. 출출할 때 맛보던 그 맛있는 떡볶이를 파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 사람도 생겨났다. 미술학원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면 포장마차에 와서 떡볶이며 순대를 10인분씩 사가는 단골이 되었다. 건물 청소부들이나 가게서 일하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웃 사람들은 늦은 밤 출출할 때 뜻하지 않게 대접받은 떡볶이와 순대의 맛을 잊지 못하고 앞 다투어 포장마차를 제 발로 찾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 씨의 작은 포장마차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장사는 날로 번창해 갔고 마침내 그녀는 근처에 분식집까지 차릴 수 있었다.

자발적으로 실천했던 나눔이라는 사랑이 그 작은 포장마차를 알리는 아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된 셈이다. 나눈다는 것은 있는 것에서 무언가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다. 작고 하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먼저 움직이고 베푸는 것이다. 무슨 대가를 바라고 나누어 주는 것은 더욱 아니다. 윤 씨가 무슨 대가를 바라고 그 늦은 밤에 이웃 사람들을 찾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먼저 움직인 것일 뿐이고 그 나눔의 사랑에 이웃들이 다시 작은 복을 주었을 뿐이다.

김대응 집사(주식회사 브리앙산업 대표이사,극동방송 5분 칼럼, 명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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